金德圭가 드리는 아침 소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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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30 11:24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기원(祈願)하다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991
해군 홈페이지에 올렸던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는 제목의 글이 네티즌들에 의하여 급속도로 퍼졌고 급기야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국과 거의 모든 신문들이 주요 뉴스로 그 글을 소개하고 다루었다. 당시 자신의 아들의 일 인 것처럼 걱정하던 국민들은 정말 기도(祈禱) 외에는 더 이상 자신들이 도울 길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공감을 하였던 것 같다.
정말 글쓴이는 기적이 일어날 것으로 믿었다.
그 글을 읽고 공감한 많은 국민들이 한 마음이 되어 간절히 우리들의 젊은 아들들이 해저 저 밑에서 살아서 돌아 올 것을 믿고 기도했기에…….
그리고 며칠 후면 부활절(復活節)을 맞이하게 되어 있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께서 부활절 선물로 우리나라에 큰 선물을 주시리라.
주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죽음과 같은 해저에 갇힌 우리의 아들들이 요나가 구원되듯이 선미가 인양되면 해치를 열고 살아 귀환하리라…….
그러나 선실에 남은 산소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그 임계치에 다가가고 선미의 인양작업이 지체되어지자 이러한 나의 믿음은 약해지기 시작하였다.
나는 믿음이 약해 질 때 마다 내 믿음이 약해지는 것에 대한 용서를 하나님께 구하며 믿음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불길한 징조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선미가 인양되기 전에 남기훈 상사(당시 계급)의 시신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무던히도 견지해 온 나의 믿음이 산산 조각날 판이었다.
아, 그 동안 그렇게 간절히 기도해 온 국민들의 기도가 이렇게 헛되게 된다는 말인가?
나는 예배당으로 달려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나님,
이게 도대체 말이 됩니까?
내일이면 부활주일인데 모든 교회가 부활하신 주님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주님이 십자가 죽음에서 부활해서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모습을 보이신 것처럼 내일 함미가 인양되고 선실에 갇혔던 승조원들이 환한 얼굴로 생환하는 모습을 온 국민이 보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터인데 어찌 부활절 하루 전날 이런 절망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십니까?
이제 나의 기도는 기도라고 할 수 없었다. 나는 불경한 사람처럼 어느새 하나님께 항변을 하고 있었다.
하나님,
대한민국을 보우하시는 하나님께서 온 국민을 한마음으로 만드시고 우리 마흔 여섯 명의 아들들을 구원해달라는 기도를 하게 해 놓고 이제 와서 구원을 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십니까?
나는 하나님께 달라 들었다.
애초부터 구원해 줄 의사가 없었으면 왜 나에게 그러한 글을 쓰게 하셨습니까?
또 그냥 놔 둘 것이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서 공감을 하게 했으며 또한 글의 말미에 있는 것처럼 그러한 기도를 하게 하였습니까?
나는 글을 쓸 때 보다 더한 통곡을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이 없으셨다.
부활절 다음날 아침, 마침내 함미가 인양되어 수면위로 드러났다.
처참하게 부서진 천안함,
그 모습은 동강난 초계함의 모습이전에, 분단된 대한민국의 모습이요, 분단된 우리들의 모습인 것을 우리 모두는 인식하였던가?
선실은 열렸으나 그 많은 선실의 어느 곳에서도 생존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나님, 대한민국의 꽃다운 청춘 마흔 여섯 명 과 한 준호 준위의 생명을 앗아 간 하나님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내가 엉겁결에 하나님의 책임을 들먹였지만 사실 하나님은 이 사건에 아무런 잘못과 책임이 없었다.
오직 있다면 도대체 평범한 의사 한 사람에게 간절한 마음을 부어서 그 간절함을 글로 표현하게 한 것, 사람들로 하여금 그 글을 나누게 한 것, 그 글을 읽게 한 것, 그 글을 공감하게 한 것, 공감한 사람들이 함께 간절하게 자신에게 기도하게 한 것, 그것이 유일한 책임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간절한 소원의 마음을 주셨으면 그 기도의 응답으로서 구원을 베풀어 주셔야 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은 나의 생각과 다르셨다.
그들을 구원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 들을 데려가셨다.
자신의 아들을 십자가 위에서 데려가셨듯이…….
성경은 한 사람의 생명이 천하보다도 더 귀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 한 명도 아니고 네 명도 아니고 마흔 여섯 명이 생명들이 희생되었다.
마흔 여섯 과 한 명의 희생을 통해 우리가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면, 아무 것도 깨닫지 못한 다면, 그 들은 도대체 우리에게 누구이며 우리는 또한 누구인가?
천안함 폭침은 6·25전쟁이 아직 끝난 전쟁이 아님을 나에게 각성시켜 주었다.
그리고 남북통일이 되지 않으면 이와 같은 일이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하나님은 마흔 여섯 명과 한 명의 희생위에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시려는가?
대한민국을 통일시키려는 바람을 불기 시작하셨는가?
이러한 생각에까지 미치자 격앙되었던 나의 마음이 점차 가라앉기 시작하였다.
이내 마음이 진정된 나를 향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은 정말 뜻밖의 것 이었다.
그 모두들 용서하라는 것이다.
북방한계선 넘어 은밀하게 침투하도록 지시한 사람, 잠수함 키를 잡은 사람, 잠망경으로 천안함을 조준한 사람, 발사관을 열은 사람, 발사를 명령한 사람, 발사 스위치를 누른 그 모든 사람들을 다 용서하라는 것이다.
사람을 복수하는 것, 심판하는 것은 자신에게 맡기고 너는 그 모든 이들을 용서하라는 것이다.
어찌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그러나 내가 믿는 하나님은 그렇게 하라는 마음을 내게 주셨다.
온 국민이 승조원을 구원해 달라는 그 기도는 결국 응답되지 않았다. 차디찬 주검으로 국민들과 그 가족들 품으로 돌아 왔던 것이다. 산화(散花)되어 조국의 바다에 묻혔던 것이다.
만약 하나님께서 그 모두를 용서하라는 마음마저도 내게 주시지 않으셨으면 아마도 세상을 향한 나의 기도는 그 날로써 끝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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