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德圭가 드리는 아침 소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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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30 11:39
풀려가는 의문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910
폭침된 천안함에 갇힌 승조원들을 구원해 달라는 우리들의 기도는 응답을 받지 못하였다.
부족한 자에게 그 들을 안타까워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려 주시고 그 마음을 나의 마음에 품게 하시고 그 마음을 글로 표현하게 하신 하나님,
그 글을 사람들로 하여금 읽게 하시고 공감하게 하시고 함께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
많은 사람들이 간절하게 그 들의 구원을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
그 하나님께서는 분명코 그렇게 하셨다.
그러나
그 간절한 기도에 대해 하나님은 침묵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원했던 기도의 응답을 해 주시지 않음으로 인하여 자신이 받게 될 그 많은 불신앙의 비난마저도 감수하시기로 하셨던 것이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
그리스도인으로서 상식적인 판단을 해 볼 때 북한 잠수정이 남침하여 영해를 초계중인 천안함을 어뢰로 폭침시키려는 군사작전은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모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은 하나님의 장중에 있지 않는 비극적 사건(tragic event)이었던 것이다. 천안함 폭침은 북한 군부의 국지적 군사 도발 작전 계획에 따라 진행된 불법 전쟁 행위였던 것이다.
왜 하나님은 그 불법 행위를 사전에 알고 계셨으면서도 그 무력 도발로 말미암아 마흔 여섯 명의 승조원이 생명을 잃는 것에 대해 수수방관하였는가는 물음은 우리 모두가 참으로 그 답을 알고 싶어 하는 의문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러한 종류의 의문은 그 답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은 마치 아담의 아들 가인이 아벨을 쳐 죽일 때 왜 하나님은 바로 그 에덴동산에 계시면서 그 인류 최초의 살인을 예방하지 않으시고 묵인하셨는가? 하는 질문과 같은 맥락의 질문일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기도한 승조원들의 구원을 베풀어 주지 않으셨다. 그러하다면 정말로 하나님은 그 사건에 대해 수수방관 하고 계셨는가?
그렇지는 않았다고 나는 단언한다.
하나님께서는 그 누구보다도 그 일이 발생한 것을 슬퍼하셨고, 희생자가 생겨난 것에 대해서 가슴 아파하셨다.
하나님의 모략에도 없는 일들이 일어났을 때 그리고 그 결과가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거나 가져올 것이 예상되었을 때 그 일에 대하여 얼마나 가슴 아파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적어도 하나님과 우리들 사이에 일치는 있었던 것이다.
아니 하나님께서 먼저 마음을 아파하셨고 그 아픈 마음을 우리들에게 알리셨으니 천안함 폭침과 관련된 하나님의 아픔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 아픈 마음을 먼저 우리들에게 알리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의 전지전능함을 유보하셨다. 요나를 구해 주신 것처럼 부활주일을 맞아 마흔 여섯 명의 우리 아들들을 구원해 주셔서 한국 사람뿐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전능함을 보여 주셔서 큰 영광을 받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하나님을 그렇게 하시지 않으셨다. 기도해도 소용이 없다, 하나님은 계시지 않는다와 같은 불신앙의 소리 듣는 것을 자초하시면서도 말이다.
우리는 구원을 간절히 기도하셨으나 하나님께서는 그 들을 데리고 가셨다.
하나님께서는 승조원들의 구원만이 이 모든 비극의 해결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아셨기 때문일까?
왜 구원해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는 나의 물음에 하나님께서는 대답을 주시지 않으셨다. 대신 천안함을 폭침시킨 그들을 용서하라는 말씀을 내 마음에 주셨다.
왜 구원도 해 주시고 또 용서하는 마음도 주시면 될 텐데 구원을 간구한 우리들에게 비극의 발단자들을 용서하라는 메시지만 주셨을까?
도대체 용서가 무엇이란 말인가?
유대인들이 스데반 집사를 돌로 쳐 죽였을 때 그는 자신을 향하여 돌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행7:60)” 하고 하나님께 마지막 기도를 올렸다.
손양원 목사님은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공산당원을 용서하고 오히려 그 아들의 살인자를 자신의 양아들로 입양하였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 가시 전에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 하시면서 저들을 용서해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셨다.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에게 보여 주신 것은 무엇이었던가?
하나님의 아들은 무지 몽해한 자들이 하나님의 아들인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무자비하게 잔혹하게 죽이려고 달려드는 사람들을 내치지 않고 그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의인 아벨이 죽임을 당할 때, 스데반 집사가 죽임을 당할 때,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 죽임을 당할 때, 하나님은 어디 계셨는가?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셨는가?
의인이 죽음을 당하고 나서 하나님은 그 불의한 자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창 4:0-10)”
아벨을 죽인 가인에게, 스데반을 죽인 유대인들에게, 천안함 승조원 마흔 여섯 명을 죽인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준엄하게 물으신다.
“네 아우가 어디 있느냐?
너의 동족 스데반이 어디 있느냐?
너의 동족 마흔 여섯 사람들이 다 어디 있느냐?
그 들의 피가 땅에서, 물속에서 내게 호소하느니라”
분명코 하나님은 그 불의를 자행한 자들의 피 묻은 손을 보며 준엄하게 심문하셨다. 그리고 그 모든 심문이 끝나면 심판하실 것이다.
그 심판은 하나님이 하실 일이지 우리의 일은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불법을 행한 자들을 심문하라는 권리를 주시지 않고 용서하라는 의무를 각성시켜 주셨다.
의인의 죽음을 왜 막지 않으시고 대신 용서하라는 참으로 하기 힘든 일을 요구하시는 것일까? 그리고 믿음의 선배들 하나같이 예수님처럼 자신들의 원수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였을까?.
며칠 전에 진료실에 있었던 일이다. 나이가 70 중반의 할머니가 진료 받으러 왔다. 당뇨병을 비롯한 여러 가지 어려운 병을 가지고 있지만 그 동안 잘 유지하고 계셔서 혼자 약을 타러 꾸준히 병원에 오신다. 그 날 아침 식후 혈당이 좀 높게 나왔기에 식사를 많이 하셨느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남편이 타준 커피를 먹어서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나는 다소 의외의 대답을 들었기에 어떻게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차를 타 주느냐고 했더니 차 뿐 아니라 매일 밥도 차려 준다고 하였다. 어떻게 이렇게 복이 많은 할머니인가 물으니 사실은 그게 아니고 영감님이 젊었을 때 자신의 속을 얼마나 많이 썩였는지 모른다. 그 잘못을 이제 보상하려고 그렇게 자기에게 잘 해 준다고 말하시면서 울먹이더니 그렇지만 지금 아무리 영감이 자신에게 잘해 주어도 자신의 젊은 시절을 힘들게 한 그 남편이 용서가 안 된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내가 할머니의 당뇨병 조절과 건강을 위해서 용서를 해야 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 할머니는 그것을 잘 알지만 자신의 젊은 시절을 슬픔과 고통으로 보내게 한 그 남편을 용서할 수가 없다고 한다. 용서가 되지 않는 다고 하셨다.
인간에게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일은 어쩌면 인간 능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인지 모른다. 아니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천안함 마흔 여섯 용사들의 유가족들이 그 만행을 저지른 자들을 용서할 수 있겠는가? 유가족들과 함께 울부짖은 국민들이 그 들을 용서할 수 있겠는가?
나 역시도 그러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용서를 요구하셨다.
용서는 원인무효화는 아닌 것이다. 그 원인은 남아 있는 것이다. 그 죄는 남아 있는 것이다.
그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죄에 대한 대가는 받아야 한다. 그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다. 우리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일은 우리에게 죄지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다. 주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으로.
우리의 믿음은 이제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아벨이 처음으로 올랐던 그 시험대,
스데반 집사가 올랐던 그 시험대,
손양원 목사가 올랐던 그 시험대,
이제는 바로 우리 차례이다.
우리가 그 시험대에 올랐다.
우리가 과연 하나님의 아들이 하셨던 그 기도를 따라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하나님께서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하신다.
네가 그리스도인이냐?
네가 하나님의 자녀이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나님의 모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벌어진 사건(event)에 대한 하나님의 처방은 그 사건을 벌인 사람들을 용서하라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처방은 어떻게 이렇게 한결 같을 수 있단 말인가?
용서
용서
용서
하나님은 용서를 우리들에게 주문하시면서 인간들이 만들고 어지럽혀 놓은 난제들을 그 분의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시는 것이다. 그 해결의 첫 걸음은 악을 저지른 자를 용서하라고 하시는 것이다. 마흔 여섯 명을 살인한 자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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