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德圭가 드리는 아침 소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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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30 11:29
가슴이 아프다.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1,425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는 기도할 때 눈물이 많으셨다. 신앙심 깊은 어머니의 피를 이어 받은 까닭인지 나 역시 기도할 때 눈물을 자주 흘리곤 하였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가끔 기도인도 중에도 울먹거리는 경우가 있어 나 또한 당혹감을 느끼곤 한다.
언제 부턴가 북한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격한 감정에 사로잡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드렸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기도 시에 울먹거리는 상태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북한의 지하교회를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내 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주체할 수 없는 그 오열,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북한을 위해 기도할 때는 어김없이 그러한 오열의 기도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천안함 폭침이후로 북한에 대해서는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게 되었는데 어떤 경우, 예의 그 오열의 기도를 드릴 때 가슴이 무겁고 때로는 아프게 까지 느껴졌다.
2011년 12월 26일 에 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날 오전 진료가 늦게 끝나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 연구실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쉬고 있을 때 갑자기 가슴이 아프기 시작하였다.
평소 협심증에 대한 증상이 없었을 뿐 아니라 협심증의 위험인자가 거의 없었기에 나는 그 증상이 직감적으로 나의 신체 이상이라기보다는 기도할 때 느껴지는 그러한 아픔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 동안 북한을 위해 기도를 하지 못하였다는 것이 금방 생각났기에 이것이 기도하라는 사인으로 받아 들여졌던 것이다. 그래서 즉각 북한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기도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아픈 증상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조금 있으면 나아지겠지 하였으나 여전하였기에 퇴근 시간을 앞두고 심전도를 찍어 보았다. 예상 했던 것처럼 심전도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퇴근 시 지하철도에서 내려 계단을 걸어올라 갈 때 혹 흉통이 다시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천천히 걸어 올라갔지만 무엇인가 가슴이 개운하지 않았다. 이 순간 정말 나에게 협심증이 발병하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이 드니 갑자기 병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나는 기도로서 이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했으나 사실 두려움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집에 무사히(?) 도착하였지만 협심증이 아닐 까 하는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고 휴식을 위해 평소 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하였다. 잠들 기 전에 한편으로는 북한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통증이 사라지도록 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를 하였다.
아침에 잠자리에 깨어났을 때 어제보다는 약간 호전된 듯한 느낌은 있었으나 협심증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가슴이 무엇인가 개운치 않았고 나의 몸 상태가 평상시 보다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었다.
출근 한 즉시 협심증 진단을 위해 운동부하검사를 받았다. 검사 받기 전에 여전히 가슴에 약간의 거북함이 남아 있었기에 운동부하검사를 받으면서 혹시 흉통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였기에 treadmill (running machine과 유사한 기구, 협심증 진단을 위한 운동부하검사 기구이다) 위에서 열심히 뛰기 시작하였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운동부하검사를 받는 중 아무런 이상 없이 끝까지 뛸 수 있었다. treadmill 위에서 달리는 동안 숨은 다소 가빴고 맥박도 많이 상승하였지만 흉통은 발생하지 않았다. 운동부하 검사를 마친 후 이어서 시행된 심장초음파 검사도 정상으로 나왔다. 나를 진찰한 심장전문의사는 협심증이 없다고 확인해 주었다.
나는 협심증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리면서 거의 만 하루가 되어가는 이 가슴 아픔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이내 떠 오른 생각은 내가 느끼는 이 가슴 아픔은 무엇으로 설명하기 곤란하지만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와 북한 주민들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그 들을 위하여 기도하라는 기도 자리로의 초청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이번처럼 북한에 대한 기도를 소홀히 할수록 그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졌다는 경험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 하루 동안 내가 겪은 이 가슴 아픔, 흉통, 가슴앓이로 인하여 나는 더욱 더 하나님 앞에서 책임 있는 자로서의 사명을 자각하게 되었다. 나의 게으른 기도는 그 모두에게 더욱 더 큰 가슴 아픔으로 다가 간 것이다. 환란 중에 있는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와 고난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그리고 이 들을 가슴에 품고 있는 우리 주님에게도.
또한 만 하루 동안 내가 겪은 가슴 아픔은 주님이 지금 겪고 있는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경험하게 된 사건이 되었다. 내가 겪은 통증이 이정도이면 주님이 겪는 통증은 그 얼마나 극심할 것인가?
로마서 8장 26절을 읽어 보면 ‘성령의 말할 수 없는 탄식’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 번 가슴 아픈 사건과 그 동안의 오열의 기도를 경험한 나로서는 바울 사도가 언급한 그 ‘말할 수 없는 탄식’을 자아내는 그 마음의 아픔이 실제로 어떠한 것인지를 어렴풋이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로마서 8:26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는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들의 기도를 필요로 한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들의 도움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이들을 가슴에 품은 우리 주님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말할 수 없는 탄식을 하고 계실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아, 우리는 정말 주님의 제자인가?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인가?
<가슴이 아프다>
중년이 되어서도
가슴은 앓는다.
어제는
하루 종일 앓았다.
그 만큼
누군가의 아픔이 큰 가 보다.
아니
그 만큼
그 동안 함께 아파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다시는
그 누구의 아픔을 지나치지 말자
비록 그 아픔이 어제 오늘의 것이 아니라고 해도
비록 그 아픔이 해소될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더라도
내가
함께 아파할 수는 있기에
그리고 그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2011.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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