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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3-23 15:41
송쿨(Song-Kul)*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594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서
동쪽으로, 동쪽으로 몇 시간을 달리면
황량한 산들은 뒤로 다 사라지고
살아있는 산들이 맞아준다

온 산에 가득한 풀들
바람이 곱게 빚어 더욱 가지런하구나
차라리 비단을 풀어 펼쳐놓았다고 하라

그 고운 결 굽이굽이를 돌아
마르슈르트카*는 숨 가쁘게 올라간다

어떨 결에 맞닥뜨린 야크
갑옷으로 무장한 듯
치렁치렁한 털옷을 달고
그 덩치에 도망치기에 바쁘다

언제쯤 산정호수가 나타날까 기대하며
오르고 또 오르지만
넘어야 할  구비만 나타날 뿐
이러기를 몇 차례
이제 거의 체념하려 할 때
정상에 다다랐다

그러나
보여야 할 호수는 보이지 않고
끊임없는 펼쳐지는 초원,
아니 해발 삼천 미터의 고지에
이런 초원이 다 있다니

사방 끝 저멀리 둘러 서 있는 산봉우리에는
이 여름에도 눈이  쌓여있다

그대 여름겨울산이여
백년 전 아니 천 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이 모습이었으리라

양 무리들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풀을 뜯어 먹고
저 쪽에는 소떼 역시 새김질하기 바쁘다
한 아이 말을 달려 소를 쫒고

한참 달려서야
마침내 호수는 제 모습을 보이는데
얼마나 넓은지 그 끝이 가이 없구나

호수를 바라보며  여기 저기 모여 있는 유르트(yurt)들,
저녁 짓는 연기가
연통에서 피어나고

이제 해 지면
또 얼마나 많은 별들이
저 호수가에 쏟아질 것인가
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찬탄을 쏟아 놓을 것인가

우리의 기대를 담박에 끊어려는 듯
하늘은 산정 호수 벌판에
우박을 뿌려주었고
이어 첫 비를  내려 주었다

저녁에 시작된 비는 밤새 내렸고
어두움을 향해 개는 열심히 짖어대었다

침낭밖으로 나온 얼굴은 몹시도 추웠고
난로 속 말똥은 연신 타들어 갔으나
그 열기가 얼마 퍼지지 못하였다

이른 아침
갠 하늘과 청명한 호수 저편에
찬란한 햇살을 받고 서 있는
여름겨울산
그 장엄하고 신비로운 모습이여

이 풍광 하나로도
지난 밤 유르트 속에서 떨며 산소 희박한  밤 새다시피 지낸
그 고통을 모두 다 보상하고도 남으리라

내 년에 다시 오면
호수위에 떨어지는
별똥별을 볼 수 있으려나.

* Song Kul은  '두 번째'의 song과 '호수'의 kul이 합성된 것으로 '두 번째로 큰 호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 마르슈르트카는 키르기스스탄에서 아주 흔한 승합차,  최대 20명이 탈 수 있는 밴이며 우리나라의 시내, 시외 버스 처럼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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