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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7-18 21:17
청년 나무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83  
청년 나무

     
살랑거리는 봄바람에도
어린나무는 아무런 대꾸가 없다
버티고 서 있기도 벅찰 뿐

정말 힘든 것은
뿌리를 내리는 일,
제대로 심기는 심었는가
돌 짝 밭을 만나면
발톱에 피눈물이 괸다

용케 여름을 맞게 되면
어린잎들 자라 제법 모양을 갖추지만
서로 그늘이 되기에는
턱없이 작아
불볕을
오롯이 맞을 수밖에 없다

된더위 가뭄으로 이어져
온몸이 타들어 갈 즈음
하늘이 생수 같은 단비를 내려주지 않았다면
그 여름 끝날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생존한 이는
서늘한 가을로 초대되나니

저녁 어스름 풀벌레 울음소리
꾹꾹 눌러 놓았던 아픔들
되살려 놓고

소슬바람 흔들리는 달빛에
홀로 누운 그림자
외로움 북받쳐 하염없이 울더라도

낮에는
단정하게 차려입고
미소 머금는 것을 잊지 말자

마침내 맞이한 그해 겨울에
배운 것을 잊지 못한다

미처 두텁게 만들지 못한 껍질로
칼바람 막을 수 없어
살 도려내는 추위
입 악물고 견디어야 했지만

그 유연한 가지 덕분에
온종일 쌓인 눈
바람에 맞추어
휘청
살포시 땅에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을

그렇게
사계절을 버티고
또 버티어내더니
이렇게
세찬 바람에도 요동하지 않는
견실한 나무로 자랐구나

그러한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만약 그곳에
네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쓸쓸한 공터로
우리에게 남아 있으리니

그러하기에
네가 더욱 사랑스럽다.

* 월간고신 2021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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