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德圭가 드리는 아침 소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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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8-14 22:14

필리핀 의료 봉사를 통해 만난 사람들

글쓴이 : 金德圭

조회 : 1,814

-로즈마리와 셜리, 마리, 마리아, 레베카-

지난 8월 1일부터 6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필리핀 세부 섬에 있는 다나오 시와 세부 시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왔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시까갑 섬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왔기에 올 해는 두 번 의료봉사를 다녀왔지만 인도네시아 봉사는 작년에 계획된 것이 올해에 실행되었기에 실제로는 년 한 번 봉사를 다녀온 셈이다.
비록 한 해에 한 차례 다녀 오는 해외 의료봉사이지만 꾸준히 지금까지 지속되어서 참 다행으로 생각된다. 전번 인도네시아 봉사 시에 겪었던 경험을 여행 일기 형식으로 써서 홈피에 올린바 있었다. 첫 부분만 소개하고 나머지 부분을 마무리하지 못하였는데 한 애독자가 그 이후의 내용이 어떠한지 궁금하다며 마무리 해 달라는 댓글이 올라온 상태이나 아직 답글을 적지 못하였다.
이 번 봉사는 그 일정이 그 때에 비하여 짧을 뿐 아니라 여행일기로 쓸 만한 내용들이 없었기에 봉사 중 만난 사람 중 인상이 깊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기독교 신앙적인 관점으로 쓴 글이어서 글쓴이와 신앙이 다른 분들의 양해를 먼저 구하는 바이다.

단기의료봉사 기간 동안 진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특별히 기억되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로즈마리다. 그 녀는 다나오 진료시 통역으로 나와 함께 일하게 된 사람이다. 40대 초반으로 보였으며 우리 의료봉사단을 초청한 선교사님이 세운 미션 스쿨의 영어 선생이다. 체구는 아주 자그마했지만 성격은 아주 활달하고 유머와 에너지가 넘치는 선생이었다. 그녀는 동료 선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어 보였고 선생들 중에서 춤을 제일 잘 춘다고 하였다.

마침 당뇨 환자가 진료 받으러 왔기에 혈당 조절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하면서 운동 삼아 춤을 로즈마리 선생에게 배우라고 하니 자신이 직접 시범삼아 춤을 춰 보였다. 내가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You are the dancing queen!" 이라고 추겨주자 굉장히 좋아하였다.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로즈마리 선생에게 아픈 과거가 있었는데 그 아픔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였다. 남편사이에 셜리 란 이름의 딸을 하나 두었는데 나이는 열일곱 여덟 정도 되어 보였다. 이 아이는 32주 미숙아로 태어났었는데 당시 이에 대한 특별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청력장애와 시력장애의 후유증을 가지게 된 것이었다. 아이는 자신을 부르는 이름 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서 그런지 로즈마리 선생은 휘파람 소리 같은 특별한 소리를 내어 아이를 부르자 엄마 쪽을 쳐다보고 반응을 보였다. 다행히 지능 장애는 없고 오히려 총명한 쪽에 속하였기에 학업의 진도는 다소 늦지만 잘 배우고 있다고 한다.

다나오 사역이 끝나는 날 진료를 마치고 로즈마리 선생과 헤어지기 전에 그녀를 위로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나는 셜리를 위해 기도하자고 하였고 그녀는 좋다고 하였다. 우리는 셜리를 가운데 두고서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 Dear Father in the Heaven, thank you for praying for Rosemaries and Shirly.
She can't hear her mother's voice but we believe that she can hear Your voice.
She can't see her mother but she can look Your face whenever she pray.
We sure that these are happiness of her own.
But we want she can see and hear.
We still pray for Shirly as Rosemaries has prayed.
Please open her eyes and ears.
Please bless Shirly and her mother.
Prayed in the name of Jesus"

우리 모두는 정말 간절히 기도하였다.
셜리가 나의 기도를 들을 수 없었겠지만 우리의 기도는 하늘에 상달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나오 사역을 마치는 우리 단기 의료 봉사 팀은 세부 시로 이동하였다. 도시 빈민들이 주로 사는 곳에 현지인들을 위하여 세워진 Shine 교회에서 우리들이 사역하기로 되어 있었다. 첫날 오후 진료시간에 마리를 만나게 되었다. 마리는 나이가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여성으로 다섯 살인 아들 루이스와 그 형을 데리고 진료를 받으러 왔다. 목과 등의 통증을 호소하였는데 어떻게 해서 아프게 되었느냐고 물었는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재차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았기에 혹시나 해서 남편이 때렸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나는 약을 처방해 주면서 교회에 다니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다가오는 일요일에 아이들을 다 데리고 교회에 나오라고 권하였더니 그녀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대답하는 얼굴 표정에는 진심이 서려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일요일에 샤인 교회에 올 것이다. 믿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녀의 믿음과 나의 믿음을 위해서 나는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날 오후 진료가 마칠 때 즈음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 서너 명이 진료를 받으러 왔다. 그 중 한 여학생이 눈에 띄었는데 그 애의 이름이 마리아였다. 마리아는 소위 Korean-Filipino다. 교복을 단정하게 입은 것도 그렇지만 얼굴 생김새는 완전 한국 사람이었다. 가족관계를 물어보니 할아버지가 한국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같이 온 친구들이 잘 따르는 것처럼 보였고 영어도 아주 잘 하였다. 마침 통역 자가 잠시 자리를 비웠기에 다른 환자들을 위해 통역을 부탁해 보기도 하였다.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 부모님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없지만 마리아는 늠름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오히려 대견스럽게 생각되기도 하였다.
부디 이 아이가 신앙 안에서 잘 자라서 자신이 속한 가정에 큰 기쁨이 되기를, 그로 인하여 주위 가족들이 행복해 지기를…….
진료가 진행될수록 내 기도제목도 늘어갔다.

다음날 진료는 Shine 교회 지도자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였다. 그 때 만난 사람이 레베카였다. 레베카는 50대 중반의 여집사로서 교회의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다해내는 충성스러운 분이라고 한다. 심한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인하여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일이라면 몸을 도사리지 않고 일한다고 한다. 이를 보다 못하여 선교사님이 좀 쉬어가면서 일하라고 하면서 그렇게 하면 큰일 난다고 하여도 본인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입버릇처럼 차라리 천국에 빨리 가서 그 곳에서 쉬고 싶다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나는 가져간 약과 함께 혈당 측정기를 주었고 혈당을 잘 조절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가르쳐 주었다.

레베카는 나이에 비하여 훨씬 늙어 보였고, 키도 작았으며 옷은 남루하였다. 그러나 그 녀의 눈은 그 녀가 어떤 사람임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나는 레베카가 정말 용맹한 전사(戰士)라고 생각되었다. 어쩌면 그녀는 주의 군대(軍隊)에서 정예(精銳) 요원(要員)중의 요원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레베카를 위한 헌시를 쓰게 하였다.

그리고 이 번 사역지에서 함께 땀을 흘렸던 28명의 동역자들 역시 이 헌시를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헌시(獻詩)
-샤인 교회 레베카 집사에게 드림-

육으로 태어났으나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그대

주의 제자로 훈련을 받고,
주의 군사(軍士)로 부름을 받았으니

이제
주께서 가라고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누나.

주의 영광을 위해
그 이름을 위해
혼신을 다해 싸우는 그대

하늘의 상이 클 것이라
주의 용사여!



꿈꾸는 바… 11-08-15 16:04 장로님, 먼 길을 잘 댕겨 오셨네요. 마치 그 곳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감동으로 글을 읽습니다. 장로님과 선교팀이 심은 사랑과 수고와 눈물 담은 기도가 성령 안에서 풍성하고 아름다운 열매로 맺히길 기도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장로님, 먼 길을 잘 댕겨 오셨네요. 마치 그 곳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감동으로 글을 읽습니다. 장로님과 선교팀이 심은 사랑과 수고와 눈물 담은 기도가 성령 안에서 풍성하고 아름다운 열매로 맺히길 기도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金德圭 11-08-16 15:15 역시 좋은 일을 해야 이렇게 격려를 받는가 봅니다. 가끔 '꿈꾸는 바다'에 들러서 올려두신 글을 읽어 보기는 하였지만 격려와 칭찬하는 일에 익숙지 않아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나왔었는데 다음 부터는 조그마하지만 마음의 표현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희들 사역을 위해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들 또한 님의 사역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아침소리). 역시 좋은 일을 해야 이렇게 격려를 받는가 봅니다. 가끔 '꿈꾸는 바다'에 들러서 올려두신 글을 읽어 보기는 하였지만 격려와 칭찬하는 일에 익숙지 않아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나왔었는데 다음 부터는 조그마하지만 마음의 표현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희들 사역을 위해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들 또한 님의 사역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아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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