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德圭가 드리는 아침 소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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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0-24 22:19
안철수(安哲秀) 교수님께,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1,206
안녕하십니까?
인터넷에 공개된 교수님의 편지를 잘 읽어보았습니다.
일부 언론은 자필(自筆) 편지라고 하는데 정말 그러한지요?
아무튼 뜨거운 선거전(選擧戰)으로 양측 진영(陣營)의 선거 담당자들은 물론이고 각각의 지지자(支持者)들이 매우 흥분되어 있는 이 시점에 잠시 안정을 취할 겸 여유를 가지고 읽어 보라고 편지라는 낭만적 형식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한 것이 더욱 돋보였습니다.
편지를 읽어 보면 이 번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찬찬히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번 선거가 시장(市長) 한 사람을 뽑는 선거이지만 이 선거 이면(裏面)에는 뜻 깊은 의미가 있기에 투표에 참여하여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 하는 요지를 쓰셨습니다. 참으로 너무나 시의적절한 제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안 교수님의 편지를 읽어 보니 역시 안 교수님은 제가 평소 생각한 바와 같이 자유민주주의적인 기본 질서의 한 방편인 선거에 의한 인물교체를 통하여 사회 발전과 개혁을 꿈꾸는 훌륭한 지성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또한 편지의 내용이 전투적이거나 선동적인 구호를 사용하지 않아서 좋았고,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은 다 틀렸다는 식의 도덕적, 윤리적 우월감을 강변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시대의 요청에 따라 상아탑에서 고고하게 학문만 매진할 수 없어 자신의 한 몸을 던져서라도 비록 광야에 불어 젖히는 비바람으로 꺼지는 한이 있더라도 등불보다는 차라리 횃불이 되리라는 선비의 단호한 기백도 느껴져서 저는 아! 이런 인물을 추종(追從)하고 싶다는 느낌마저도 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몇 차례 거듭 읽어보아도 이 편지는 어느 특정 후보자의 선거 본부에 전달되어져야 할 것이 아니다 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안 교수님의 이 담백한 편지는 중립적인 언론에 보내어 우리 모두가 읽고 새겨야 할 귀중한 편지지 어느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편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편지를 보내어 봅니다(여러 형편과 사정상 공개적인 편지를 보내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 교수님이 편지에 언급하신 “이번 시장선거는 부자(富者) 대 서민, 노인 대 젊은이, 강남과 강북의 대결이 아니고,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은 더더욱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만은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는” 주장에 전폭적으로 찬성하는 바입니다.
안 교수님의 주장은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현상을 제대로 잘 판단하기가 쉽지 않는 젊은이들이 이 번 선거에 어떤 마음과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인가를 아주 잘 설명해 주는 모범답안 중의 모범답안으로 감탄을 자아낼 만 한 것입니다.
이 편지를 읽어 보면 언론에서 한창 앞서 나간 추측기사처럼 이 번 선거를 발판 삼아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간다는 큰 그림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럴 의도도 없음을 행간을 통하여 읽어 낼 수도 있었습니다.
앞서 지적하였듯이 이 편지의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문제점은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변화의 출발점”이 어디인가를 안(安) 교수님이 어느 특정 후보자 선거 본부에 이 편지를 건네 줌으로써 그 후보자의 편에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입니다.
안 교수님이 편지에 언급하신 “대립이 아닌 화합을, 진실을, 미래를 말하는” 사람이 어떻게 한 편에만 다 몰려있고 반대편에는 하나도 없을 수가 있겠습니까?
왜 안 교수님은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안 교수님답지 않게 편향된 자신의 마음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되었을까요?
저 뿐만 아니라 안 교수님을 좋게 생각하는 국민들도 아마 이와 똑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안 교수님이 선호하는 후보자가 SNS에서 도배되다시피 되어 있는 그러한 결점만 가진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안 교수님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르는 아주 좋은 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좋은 점이 그 후보자에게만 있겠습니까? 상대방 후보자에게도 안 교수님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아주 좋은 점 역시 있을 것 입니다.
저는 안 교수님이 민주화 운동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성인으로서의 빚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추정도 추정일 뿐으로 생각합니다. 민주화는 우리 모두가 이룬 업적이고 또 북한의 민주화가 이루어 질 때 까지 민주화 운동은 계속되어져야 한다는 것이 시대정신이요 사명입니다. 당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느라고, 군 복무를 하느라고,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느라고, 거리로 뛰쳐나가 목청껏 외치지 못하였더라도 그것이 결코 빚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진정한 빚은 북한 민주화까지 이루어 내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민주화 운동 불참에 대한 채무의식(債務意識) 때문에 그 쪽을 지지하므로 보상받으려고 한다면 그 것은 정말 더 큰 빚을 지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그러한 채무의식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북한 민주화 운동에 동참하시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빚은 보상되고도 남을 것입니다.
저는 안 교수님의 편지 내용 모두가 원론(原論)적으로는 옳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안 교수님과는 다른 저의 생각은 그 편지는 어떤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메시지로 사용될 수도 없고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정론(正論)을 어느 한 쪽 후보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여 그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을 합리화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못할 뿐 더러 그렇게 될 경우 자신의 주장이 정론일 수 없다는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정론은 보편타당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론이 어느 한 쪽 편에 국한되어 우호적으로 사용되면 그 순간 정론은 이미 정론으로서 가치를 상실하고 마는 것입니다. 그 편지는 서울 시민, 아니 국민 전체가 수신인(受信人)으로 되어 있어야 안 교수님의 주장이 타당하고 정당성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최근 제가 쓴 글 하나를 소개 하고 제 편지를 마칠 까 합니다.
부디 우리 중 그 누구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본의 아니게 막고 선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빕니다.
<조국(祖國)의 갈 길>
갈 길이 멀다.
대한민국이
한반도를 통일하여 자유민주주의 꽃을 피우고
마침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선진국(先進國)을 이루어
열방(列邦)에게
우리의 피땀으로 어우러진 그 경험을 전수(傳授)하여
세계 모든 민족이 평화롭게 잘 사는 세상이 오도록
도와주어야 할 텐데.
조국(祖國)이 발목 잡혀있다.
갈 길은 아직도 먼데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년 10월 24일 김덕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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