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德圭가 드리는 아침 소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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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6-28 19:09
주의 종(從) 요한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1,294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 이는 하나님이 그에게 주사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을
그 종들에게 보이시려고 그의 천사를 그 종 요한에게 보내어 알게 하신 것이라(계1:1)
밧모섬(Patmos island)는 터키 반도 서쪽에 있는 작은 섬들 중의 하나이다. 에게 해(Aegean Sea)를 바라보며 있는 작은 돌섬. 햇살이 비치면 따갑게 느껴지고 그늘에 들어서면 서늘하면 건조하기에 기분 좋게 느껴지는 그 지중해성 기후, 올리브와 포도, 푸른 바다, 붉은 기화 지붕에 흰 벽…….
한 번도 직접 가 본적은 없지만 지금은 이러한 이국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는 곳이리라. 그러나 지금부터 약 이천년 전에는 분명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로마제국의 유형지였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중노동의 노역을 가하여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고초를 안겨 준 핍박의 장소였다.
당시 세상의 최고 권력은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을 증언했다는 이유로 구순이 다된 노인을 그 섬으로 쫓아낸 것이다. 세상 권력이 하늘의 권세를 이겼단 말인가. 아니 현상은 그렇게 보일지는 모른다. ‘땅의 임금들의 머리’(계1:5)가 되신 주님이 도대체 어떤 계획이 계셔서 그것을 허락하셨을까.
사도(使徒)에게는 정말 은퇴도 없는 모양이다. 오늘날로 치면 은퇴하고도 남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의 사역을 감당했던 사도 요한에 대한 존경심이 저절로 생긴다. 주님과 긴 여정을 같이 하였던 그에게 특별한 관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사도 요한 그는 누구인가.
그는 주님의 열두 제자 중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직책이 높았다는 것이 아니가 그에게 남다른 직무가 주어졌다고 생각되었다. 그것은 주님의 말씀을 받아 적는 일이었고 주님의 계시를 받아서 주님의 종들에게 알려 주는 임무였다. 그 결과물이 바로 요한복음이요 요한계시록이지 않는가.
사도 요한이 그런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된 배경에는 아마도 그의 심성이 매우 착했다는 것이 큰 몫을 차지했을 것이다. 제자들 중에서 주님의 사랑을 제일 많이 받았던 것, 다른 제자들이 주를 버리고 도망갔음에도 못 박히는 현장까지 따라 갔던 것, 그 곳에서 주님의 모친을 자신의 모친으로 섬기라는 주님의 명령을 받은 것, 이 모든 사실들이 그가 평생에 착한 성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또한 그가 제자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영성(靈性)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기록한 요한복음을 읽어 보면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마치 주님의 육성 설교를 듣고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왜 이런 착각이 들까. 이는 예수님의 긴 설교가 하나도 남김없이 받아 적혀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의 특별한 집중력과 기억력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의 긴 강론이 녹취되듯이 남게 된 까닭이리라.
주님의 귀한 말씀을 하나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그가 했던 그 노력을 한번 추정해 보자. 아마도 그는 주님이 새로운 말씀을 주실 때 마다 먼저 하셨던 말씀들을 모두 암기해 낸 다음 새로 주신 말씀을 복창하며 암기하지 않았을까. 제자들이 다 잠들면 그제야 가슴 속에 품고 있던 두루마리를 펴내어 자신이 은혜 받은, 한 마디도 잊어서는 안 되는 주님의 말씀을 한 글자씩 적어 내려가지 않았을까.
그 일이 어디 한 번에 끝날 수 있는 일이던가. 매일 밤마다 계속된 일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사도 요한이 주님에 대한 사랑이 뜨겁다고 해도, 주님의 그 많은 말씀들을 하나하나 기억할 순 없는 법, 그의 집중력, 기억력, 이해력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가 생각나지 않을 때 어떻게 했을까. 곤하게 주무시는 주님을 깨워서 주님, 아까 하신 말씀이 무엇이었죠? 하고 물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어도 기억해 낼 수 없을 때 갑자기 가슴 속에서 터져 나오는 어떤 뜨거움. 그 주체하기 어려움.
그 뜨거움은 주님이 하셨던 말씀을 고스란히 토씨 하나 틀림없이 그대로 기억나게 해 주었을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그 뜨거움은 그의 생각과 느낌 안에 있던, 원래 자신 속에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과 일체감을 이루어 전혀 부자유스러움과 강압감이 없는 그러한 힘.
그 힘의 도움으로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자신의 능력이상으로 그리고 자신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주의 말씀을 고이 간직하려는 자가 받을 수 있는 은혜 중의 은혜를 하늘로부터 받은 것이다. 그의 영성의 비밀은 성령의 뜨거운 감동, 바로 그것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글쓴이는 의문 하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구순이 다 된, 노쇠한 사도를 왜 하필 척박한 유형지인 밧모 섬에 보내어 사명을 완수하게 하셨을까. 교회가 마련해 준 안온한 집이 에베소에 이미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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