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德圭가 드리는 아침 소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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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6-29 18:28

두 가지 질문

글쓴이 : 金德圭

조회 : 1,341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 이는 하나님이 그에게 주사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을
그 종들에게 보이시려고 그의 천사를 그 종 요한에게 보내어 알게 하신 것이라(계1:1)

글쓴이는 요한계시록을 공부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글쓴이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체득한 것은 성경을 읽는 동안에 요한계시록의 핵심과 맥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핵심과 맥이란 성경이 말하려고 하는 주제와 메시지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다른 성경과는 달리 묵시문학적 기법으로 기술되어 있어서 상징과 비유 속에 숨겨져 있는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비유에 매몰되거나 상징이 지목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쫓아가다보면 핵심과 맥을 놓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핵심과 맥을 놓치지 않는 방법을 나름대로 고안해 내었는데 그것은 핵심적인 질문을 마음속에 견지하면서 성경을 읽는 것이었다. 성경을 읽다가 잘 이해되지 않은 부분을 마주치게 되면 그 때 예의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사유를 일정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하는 것이었다.

핵심 질문은 두 가지였다. 그 질문들을 글쓴이가 가지게 된 과정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기에 이를 소상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요한계시록은 성경의 다른 책과는 다른 두드러진 특징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요한계시록이 쓰이게 된 이유가 서두에 확연히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 성경을 통하여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는 짧은 요절 말씀을 통하여 책의 저자가 누구이며 요한계시록이 어떤 성격이며 그 내용이 어떤 것인가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씀 “이는 하나님이 그에게 주사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을 그 종들에게 보이시려고“ 에서 주께서 계시하시려는 이유도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속히 일어날 일들을 그 종들에게 보이시려는 것이었다. 또한 계시의 내용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속히 일어날 일들일 것이다.

글쓴이는 계시의 핵심적인 내용이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what must soon take place)”이며 그것들이 무엇인지를 밝히 드러내려고 계시가 주어진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이러한 가정의 근거는 첫째, 요한계시록의 서두에 쓰인 이 말씀이 말미에 쓰인 결론의 말씀(계22:20)과 서로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이에 관한 설명은 다른 곳에서 다루어 질 것이다). 둘째, 이 말씀 속에 사용된 두 가지 단어- “반드시 ~ 하다(must) “ 와 ”속히(soon) “ -의 쓰임이 여간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경륜(經綸)은 그 때가 되면 반드시 성취된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그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때가 되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하나님의 사전(辭典)에는 ‘반드시 ~ 하다(must)’ 라는 단어가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모든 일들은 반드시 성취되어지기 때문에 이 단어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반드시 ~ 하다’가 중요하다. 사람이 원하는 일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반드시 (속히) 일어날“은 하나님을 위한 말이 아니고 ”그 종들” 즉, 하나님의 종들을 위한 말이다. 이는 하나님의 의지가 투영된 말이다. 하나님의 의중에 있는 일은 그 의중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처럼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알려 주시는, 강조의 표현인 것이다.

”속히(soon) “ 는 시간을 나타내는 부사이다. 일반적으로 부사는 중심단어(keyword)로 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예외라고 생각되었다. 우선 이 단어가 <요한계시록>에서는 이곳 외에 일곱 번 (2:16, 3:11, 11:14, 22:6, 22;7, 22:12, 22:20) 더 사용되었다. 빈도를 볼 때도 그렇고 요한계시록의 결론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22장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된 것을 보아서도 이 단어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빈도와 사용처가 그렇다 치더라도 ”속히(soon) “라는 단어가 정말 중요한 단어인가 하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만은 제발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그 이유는 책의 다른 곳에서 다루어 질 것이다).

글쓴이의 이러한 가정이 옳은 것이라면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요한계시록을 읽으면서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이 무엇을 계시하는가? 하는 질문을 집요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제기하지 않으면 이 책은 독자들을 미궁으로 인도하게 될 것이다. 사도 요한이 의도적으로 그러한 함정을 파 두지는 않았겠지만 독자는 스스로 판 함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바로 글쓴이가 함정에 빠진 그 장본인이었다. 스스로 판 함정에서 헤맨다는 것은 계시를 잘 못 해석하고 또 그 근거로 다음 계시를 잘못 해석하는, 잘못 해석의 악순환을 말한다.

또한 글쓴이는 요절 말씀을 통하여 계시가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그 과정, 달리 표현하면 계시의 흐름을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우선 계시의 유출자는 하나님이시고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알 수 있었다. 그 계시는 천사를 통해 주님의 종인 사도 요한에게 전해졌고, 사도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종들’에게 계시를 보여 주기 위하여 먼저 계시를 받았던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계시의 흐름을 도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았다.

하나님>예수 그리스도>천사> 그 종(사도 요한)>그 종들

이를 단순화 해 보았다.

계시자>>전달자>>수신자들

사도 요한을 ‘그 종’으로 기술한 것을 보면 넓은 의미로는 ‘그 종들’이 속하는 수신자들에 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해석 보다는 좁은 의미로 천사가 했던 것처럼 사도 요한도 계시의 전달자(messenger) 역할을 수행하였으므로 전달자에 포함시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신자들의 범주에 속하는 ‘그 종들’은 누구인가? 문자적으로 보면 하나님의 종들로 해석될 수 있으며 문맥으로 보면 주님의 종들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편지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기에 장문의 편지 혹은 한권의 편지라고도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는 이 편지의 수신자가 소아시아 일곱 교회의 사자들로 지정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그 종들’은 우선 일곱 교회의 사자들을 지칭한다고 이해하였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교회에 대한 계시가 꼭 교회의 사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계시록의 다른 곳에는 교회로 보내라고 기록되어 있기에 교회 역시 ‘그 종들’이며 수신자 범주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확대 해석하였다. 이러한 해석을 근거로 글쓴이는 교회의 사자를 계시의 일차 수신자로, 교회를 이차 수신자로 구분해 보았다.

글쓴이는 이렇게 수신자를 세분(細分)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근거는 주님께서 교회의 지도자를 주님의 오른손 안에 붙들려 있는 ’별’로, 교회를 운행하는 ’금 촛대’로 구분하신 것이었다.

글쓴이는 교회의 지도자를 자신의 오른 손 안에 두신 것은 교회에 지도자를 세우셔서 그 지도자를 통하여 자신의 몸 된 교회를 인도하신다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교회의 지도자에게 권위를 위임했다고 이해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추정이 옳다면 주님의 계시가 교회의 지도자에게 먼저 주어졌고 이어서 그 교회의 지도자를 통하여 교회에 전달되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계시의 흐름에 순서가 있다는 깨달음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하였다. 그것은 계시 받은 자의 책임에 관한 것이었다. 교회의 사자가 일차 수신자라고 하는 것은 그가 계시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즉 교회의 사자는 자신이 받은 계시의 말씀을 자신이 섬기는 믿음의 공동체에 속한 모든 성도들에게 그 말씀을 전파하며 그 내용을 숙지시키고 지키도록 가르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차 수신자의 책임 범위는 자신을 포함하여 자신이 세움을 받은 교회의 모든 성도들인 것이다.

만약 교회가 일차 수신자라고 한다면 책임의 범위가 달라진다. 말씀을 받는 교회가, 믿음의 공동체가 책임 있는 주체가 되므로 성도 각 사람이 그 받은 말씀을 자신이 지켜야 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바로 자신에게 한정되는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잘 감당한 사람은 그에 합당한 권위를 가지게 된다. 책임감 있게 의무를 다한 계시의 수신자는 자연히 말씀이 주는 권위를 가지게 된다. 만약 일차 수신자가 교회의 지도자가 아니라 교회라고 가정하면 교회전체가 권위를 가지게 되므로 교회 지도자는 교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일정한 권위만을 나누어 가지게 될 것이다.

계시의 수신자의 구분이 가져다 준 또 다른 생각은 말씀 적용의 주체를 명확하게 해 주다는 것이었다. 일곱 교회가 혹은 일곱 교회의 성도 각각이 그 계시의 말씀에 따라 살아야 함은 물론이지만 그에 앞서 일곱 교회의 사자가 먼저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계시란 결국 계시된 말씀의 적용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기에 적용의 주체가 누구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만약 계시의 말씀을 개인이 받았다면 “나는 이 말씀을 어떻게 적용할 까?” 하는 질문이 생기게 될 것이다. 만약 내가 속한 믿음의 공동체가 받았다면 “우리 교회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계시의 말씀이 한국 교회에 주어졌으면 “한국 교회는 어떻게 이 말씀을 적용해야 하는가?” 하는 새로운 고민을 국내 모든 교회가 가지게 될 것이다.

계시의 수신자가 누구인가 즉 누구에게 이 계시의 말씀이 주어졌는가를 구분하여 생각하지 않으면 엉뚱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교회의 지도자가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를 성도가 고민하고 있는 전도(顚倒)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계시의 말씀이 결국 전 교회에 전파되어 주님의 말씀이 편만해 지는 결과만 보아서는 계시의 수신자 구분이 무용하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말씀의 적용에 따른 책임 추궁을 당함에 있어서 결과론에 편승해서 넘어 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러한 사유의 과정을 통하여 글쓴이는 두 가지 핵심 질문을 유도해 낼 수 있게 되었다. 그 하나는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 ”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누구에게 계시의 말씀을 주셨는가?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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