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德圭가 드리는 아침 소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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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9-08 08:14
계시인가 묵시인가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1,581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계1:1)
<요한계시록>은 계시(啓示)이다. 또한 묵시(黙示)이기도 하다. NIV 영어성경에는 계시에 해당되는 단어는 revelation으로 되어 있다. 희랍어로 써진 원전에는 apocalypses로 되어 있다. apocalypses는 묵시 또는 계시로 번역될 수 있다(주3). 언제부터 이 성경의 이름이 <요한계시록>으로 바뀐 것은 알 수 없지만 글쓴이는 어릴 때 이 성경의 이름이 <요한묵시록>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계시(啓示)와 묵시(黙示)가 차이가 있는가? 있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
계시의 사전적 의미는 ‘깨우쳐 보여 줌’이다. 묵시의 사전적 의미는 ‘직접적으로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연중에 뜻을 나타내 보임’이다. 요한계시록은 계시를 ‘독특한 묵시적 방법’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설명에서 묵시적 방법이란 묵시문학적 기법을 말한다.
계시를 계시하는 사람을 계시자(啓示者)라고 했을 때 계시는 계시자가 모든 사람에게 보여 주는 것을 목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묵시는 계시자가 그 계시를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 혹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드려 내보이고 싶다는 계시자의 감추어진 의도가 있다.
왜 계시자는 자신의 계시를 이런 방법으로 드러내려고 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묵시문학의 특징을 이해하면 그 이유를 이해하기 쉽다. 우선 묵시문학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현실과 상관없이 마음껏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오갈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 세계에서는 거론될 수 없거나 또는 이야기하기 힘든 미묘한 주제들을 묵시문학이란 수단을 통하여 이야기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기독교를 탄압을 하고 박해를 일삼고 있는 로마 황제나 로마 제국이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을 받고 멸망한다는 이야기는 사실 당시의 상황에서는 쉽게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기 쉬운 주제는 아니다.
그러나 묵시문학적 기법을 사용하면 이러한 주제를 표현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혹 묵시문학의 내용을 가지고 시비할 수는 있겠으나 그것을 바탕으로 소위 범법사실을 밝혀내려고 시도하려고 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글쓴이의 이러한 추정이 틀린 것이 아니라면 요한계시록이 묵시의 형태로 사도 요한에게 계시된 것은 놀라운 하늘의 지혜라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요한계시록은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 하나는 사도 요한이 하늘나라에 관하여 직접 본 것에 관한 기록(네가 본 것과 지금 있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천상에서 일곱 인이 봉인된 두루마리 책에 있는 내용을 본 것에 대한 기록(장차 될 일)이다. 글쓴이는 이를 일차(一次) 계시와 이차(二次) 계시로 구분하고 싶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계시는 그 계시가 점층적으로 전개된다. 우선 일차 계시에서 이차 계시로 전개된다. 각 계시의 내용면에서도 그렇고 그 구성면에 있어서도 점점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훌쩍 뛰어 넘어 버린 것이다.
일차 계시에서도 그러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이차 계시는 주로 묵시문학의 기법으로 서술되어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내용을 담기 위해서는 묵시문학적 기법이 사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일차 계시에 보인 존재들이 그대로 이차 계시에 보인다. 우선 일차 계시에 등장(서술의 편의상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을 독자들이 이해해 주기 바란다)했던 존재들(천사, 이십사 장로 등등)이 이차 계시에 그대로 등장한다는 것은 그런대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존재들은 영생하는 영원히 존재이기 때문이다.
계시에 있어서 사도 요한의 역할은 계시의 전달자이다. 계시를 듣고 본 자이다. 일차 계시의 목격자요 증인인 사도 요한이 이차 계시에서는 그러한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계시 속으로 들어가 계시의 내용을 구성하게 된다. 이는 성경 독자들을 매우 혼란스럽게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사도 요한은 계시의 객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도 요한이 이차 계시에서는 계시의 주체가 되어 버린 것은 정말 묵시문학에서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물론 사도 요한 역시 궁극적으로는 영원한 존재일 수밖에 없기에 이차 계시 속에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우리는 요한계시록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법칙을 깨달을 수 있다. 그것은 <요한계시록>은 <요한계시록>의 관점으로 읽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 이 공간에서 숨 쉬고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의 시점(時點)과 관점(觀點)으로 계시의 내용을 파악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초월성을 인정하고 천상의 존재들의 그 영원성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제대로 이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른 관점으로 이를 다시 설명하면 하나님께서 요한을 통하여 우리에게 보여 주시려고 하는 것을 제일 적합하게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이 묵시인 것이다. 이러한 글쓴이의 주장이 또한 사실이라면 이는 계시를 묵시로 보여 줄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가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로마황제 혹은 로마 제국이라는 현실 권력으로부터 탄압과 박해의 빌미를 피하기 위한 하늘의 지혜로서의 묵시는 두 번째 이유로 자리 바뀜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요한계시록 전문가들에 의하면 요한계시록의 계시의 핵심은 교회에 관한 계시라고 한다(주9, 8). 글쓴이는 이 관점이 요한계시록을 바로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일차 계시는 주님이 다 이룬 교회에 대한 계시라면 이차 계시는 주님이 이루실 교회에 대한 계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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