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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30 09:42
2014년 11월 29일, 국민일보, 감기 바이러스의 변(辯)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384  
의학자들은 나를 리노바이러스라고 부른다. 감기 바이러스든 리노바이러스든 나는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것이 싫다. 사람들로부터 저 악당 같은 사람면역결핍 바이러스나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부류로 취급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너희 인간들이 하나님의 피조물이라고 자랑하듯이 나 역시 하나님의 피조물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나는 번성하고 땅을 정복하라는 복과 사명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엄연히 생육할 권리는 있는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사람 몸속에 들어와 살려면 유익을 끼쳐야지 어떻게 그렇게 콧물, 재채기, 몸살 같은 증세를 일으켜 몸을 아프게 하느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아니 그렇게 잘 먹고 잘 사는 존재가 어찌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미물이 몸속에 그 산더미처럼 쌓아 둔 단백질 한 조각을 가져갔다고 코감기가 걸렸네, 몸이 아프네, 학교에 안가네 하며 동네방네 소문을 내는데 도대체 인간은 그렇게 허약한 동물인가?

사실 우리들이 없었으면 인간들은 벌써 지구상에서 멸종했을 것이다. 우리들이 몸에 들어가 만날 먹고 노느라고 정신없이 살찐 면역 세포들을 열심히 운동시켜 날렵한 애들로 만들어 놓았는데 그 공을 어찌 인정하지 않는가? 만약 우리들이 면역세포들을 그렇게 훈련시켜 놓지 않았으면 인간들은 오래전에 사람면역결핍 바이러스나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훨씬 독성이 약한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벌써 다 죽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내가 인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내가 처음으로 인간 몸속에 들어온 그 날에 받은 충격에 관한 이야기 말이다. 인간의 몸속에 들어와 자리를 잡으려는 순간 어디선가 달려온 항체들이 나를 포위하는데 그 많은 숫자에 기가 질려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다행히도 그들은 나에게 바로 달려들지 않고 머뭇거리면서 주위만 맴돌 뿐이었다. 그 원인을 알아차리고 나서야 나는 안심할 수 있었다.

이들은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리고 거기서 수천대 거슬러 올라간 선조가 이 사람의 몸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이 사람이 만들어낸 항체와 동일한 것이었다. 그동안 우리 가계의 조상들이 무수히 탄생하고 사망하면서 지금 내 대에까지 내려오는 동안에 살기 위하여 우리들의 체질을 자꾸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선조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만든 항체들이 나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주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을 너희 의학자들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변형되어 기존 항체에 대해 저항한다고 하더라.

아무튼 어려운 이야기는 그만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 바이러스가 수천대를 이어 살아가는 동안 이 인간은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다는 그 기적에 관한 것이다. 영원한 시간이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너희 인간들이 바로 그 영원한 시간을 사는 존재라는 사실을 나의 아주 까마득한 선조에 대항하여 만든 그 항체를 한참 후손인 내가 몸소 겪으면서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영생하는 인간에 대하여 무척이나 실망하였다. 우리 바이러스 시간으로 따지면 도저히 셀 수 없는 그러한 무한한 시간을 가진 자가 입버릇처럼 시간 없다고 투덜거리고, 매사 조급해하는 것에 질렸다. 그뿐 아니다. 틈만 있으면 육체의 열락을 탐닉하느라고 시간과 물질과 힘을 다 허비하는 반면 타인에 대해서는 그들의 아픔은 물론이고 그 존재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지극히 이기적인 동물이더라. 이러한 인간의 행태를 볼 때 그 영혼이 살아 있지 않으면, 그 속에 생명이 없으면 영원히 사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말 우리들 창조주의 말씀은 옳았다.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요 17:3)

김덕규 동아대 의대 교수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861701&code=23111622&sid1=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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