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노래, 제사장의 기도
金德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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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5장 9-10절을 읽어 보면 주께서 “그 피로 우리를 사서 하나님께 드리시고 우리를 하나님 앞에서 나라와 제사장으로 삼으셨으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그 믿음의 깊이에 따라 여러 부류가 있다. 자신이 예수 믿고 구원받은 것에만 만족하며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이 보다 좀 더 나은 사람들은 구원받은 후 하나님의 자녀라는 인식을 가지고 그 자녀에 합당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서 산다. 아마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두 부류에 속할 것이다.
한편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자녀에 합당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다보면 결국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원하여 제자 훈련을 받고 또 그 훈련 받은 것처럼 전도와 제자 양육에 힘쓰게 되는데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사는 사람들 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 중에서 소명을 받은 사람들은 은퇴하거나 혹은 기회가 되면 전문인선교사 교육을 받고 선교사로서 남은 삶을 헌신한다. 물론 일찍부터 소명을 깨달아 목사나 선교사로 헌신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구원받은 자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또 주의 제자로 살아온 그리스도인이 도달해야 할 마지막 단계가 바로 “왕 같은 제사장”(벧전 2:9)이다. 편의상 신앙의 성숙에 따라 단계적인 것으로 상승하는 것처럼 설명하였지만 사실은 사람들이 주를 처음 믿을 때 이 모든 것들이 약속된 것 들이다.
구원받은 자는 호적상 하나님의 자녀이며 주님의 제자이다. 아직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완전히 이루어 지지 않았기에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가는 삶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평범한, 때로는 오히려 자신들 보다 더 비천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주님의 그 낡고 남루한 옷 아래에는 흰 세마포 옷에 금띠를 두른 왕복과 제사장의복이 감추어져 있듯이 그리스도인들 역시 그러하다.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이라는 놀라운 신분을 가진 자들인 것이다.
한국 그리스도인이 가지고 있는 믿음의 취약점은 관념적인 믿음의 행태를 보이는 일면이 있다는 것이다. 관념적 믿음이란 사도 베드로가 선포한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라는 선포된 말씀을 내가 왕과 같은 제사장의 직분을 받은 것으로 믿지 않고 왕처럼, 제사장처럼 그렇게 높고 고귀한 사람이 되었다고 인식하는 믿음을 말한다.
베드로 사도는 우리를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선포함으로 우리가 어떤 신분의 사람인가를 확연하게 규정지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념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은 그 실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그런 고귀한 사람이 될 수 있나. 그저 그런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고 우리를 높여 주는 표현이겠지 한다. 이러한 겸양을 보이는 사람은 참 겸손한 사람이다 할 지 모르겠으나 사실 이러한 경우를 겸손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믿음이 없는 것이다.
예수 믿는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의 신분을 받았다. 주께서 우리에게 이러한 신분을 주신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일을 위해서이다. 그 하나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9)는 구절에 내포된 것처럼 그리스도의 덕을 선포하는 일이다. 또한 다른 하나는 ”그들이 땅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계5:10)는 구절에 있는 것처럼 이 땅을 다스리는 일이다.
왕 같은 제사장의 직분이 우리에게 주어진 실재인 것처럼 이 직분을 감당하기 위한 권세와 권한 역시 우리에게 주어진 것 또한 실재임을 믿고 이를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 주께서 언제 이러한 권세를 우리에게 주셨는가?
주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는 일은 사도들이 받은 아주 중요한 사명이었다. 그것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받은 우리 주님이 제자들에게 명령하신 일이었다(마 28:18-20). 모든 권세를 가지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한 명령이고 주의 제자인 우리들도 이어서 받은 명령인 것이다. 명령받은 우리들은 그 명령에 좇아 주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해야 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우리의 이 일에 시비를 걸 수는 없는 것이다. 주의 명령을 받은 우리들은 그 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모든 권한을 부여 받은 것이다.
이렇게 포괄적인 권한이 우리에게 주어져있다는 설명에 대해 수긍할 수 없는 사람들은 다음의 말씀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말씀은 각 개인들에게 주신 말씀이 아니라 교회에 주신 말씀이다.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마16:19)
“왕 같은 제사장”들인 우리들은 주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쓸 수 있는 권세와 권한을 하늘로부터 무한정 받았던 것이다.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는 또한 땅에서 왕 노릇하는 일을 부여받았다. 이것은 어떤 의미로는 정말 신나는 일이다. 우리가 이 땅을 다스리는 임무를 받았다는 것이다. 다스린다고 해서 이 땅의 왕이나 대통령이 하는 그런 임무를 부여 받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 앞에 ‘택한 족속’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룩한 나라’로 세워 주셨기 때문이다(벧전 2:9) 이를 쉽게 설명하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 위한 우선 조치로서 전초 기지를 만들기로 작정하고 초대 기지 사령관으로서 예수님을 보내셨다. 그 전초기지의 병력을 증강시키기 위하여 이 땅에 사는 수많은 족속 중에서 우리를 택하셨고 그 일원이 되게 하셨다. 그래서 이 땅에 세워진 그 전초기지는 바로 하나님께서 이 땅에 세운 하나님의 나라인 것이다. 우리는 그 나라의 군사이며 ‘거룩한 백성’이 된 것이다. 우리가 바로 그 ‘거룩한 나라’인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 천국이 우리 주님으로 말미암아 이 땅에 임하게 되었다. 주님이 승천하신 후 우리가 물려받아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이 하나님의 나라를 더욱 더 확장하는 일이다. 이 땅, 이 세상이 모두가 하나님의 나라가 되도록 하는 일이다. 온 누리가 은혜를 누리고 진리를 깨닫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공의가 하수처럼 온 지구에 편만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더 이상 하나님의 적대세력이 존재하지 않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마침내 온 우주에 하나님의 영광이 찬란하게 비치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이 일이 바로 하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왕 노릇은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 일은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 주어졌던 일이다. 즉 하나님의 잃어버린 자를 찾는 일,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을 찾는 일, 집을 나간 탕자가 돌아오기 까지 기다리는 일에 우리가 쓰임을 받는 일이다. 아직 우리에 들지 않은 양들을 위해 힘쓰고 애쓰는 일이다. 그 일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아직 하나님의 백성이 되지 못한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들은 왕으로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 과 함께 제사장으로서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과 함께 그 들을 용서하는 일을 부여받았다.
“그들을 향하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누구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요20:23)
제사를 통하여 지은 죄를 용서받도록 하는 것이 제사장이 했던 일이요 우리 주님이 하셨던 일이다. 바로 그 일을 우리로 하여금 이어받게 하셨던 것이다. 제사장과 주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우리가 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왕 같은 제사장”의 직분을 허용하신 것이다.
주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이 말씀을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가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 말씀의 후반부를 바르게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주의 말씀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우리가 누구의 죄를 그대로 두면 그 누구 죄가 그대로 있게 된다고 이해하게 된다. 정말 주님께서는 이러한 뜻으로 말씀하셨을까? 글쓴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의 진정한 의미는 너희가 누구의 죄를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의 죄를 그대로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용서를 하지 않을 죄는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정말로 주님의 말씀이 우리가 판단해서 죄를 그대로 두어도 된다고 하는 것이라면 우리들이 봐서 죄질이 무거운 죄, 흉악한 죄,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해서 안 되는 죄를 지은 사람의 죄를 그대로 두어도 된다는 것인가? 아무리 우리들이 “왕 같은 제사장” 직분을 받았다고 해서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인가,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 것인가?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정말로 우리가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하지 아니하고 혹은 용서해 주시기를 구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정말로 “왕 같은 제사장”이라는 직무와 그에 따른 권한을 받았는가? 하고 고민할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면 완수할 수 있을까 하고 몰두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생각보다도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적확하게 행사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이 어떠한 것인지 혹은 얼마나 크고 중요한 것인가를 모르기 때문에 행사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자리를 맡긴 임명자의 뜻을 잘 모르거나 혹은 사명에 대한 자각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우리가 받은 ‘왕 같은 제사장“의 직분을 행사함에서도 이를 주의해야 한다. 사실 나 자신을 살펴보면 도저히 구원받은 자 같지 않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합당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더더구나 예수의 제자로서의 삶은 영점에 가깝다. 이러한 나 임에도 불구하고 주께서 나에게 정말 황송하게도 왕복을 입히시고 제사장의복을 입히셨다. 그리고 일을 맡기시고 사명을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왕이 하는 일과 제사장이 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이러한 직분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주께서 나의 조그마한 믿음을 보시고 의롭다고 인정해 주시고 이렇게 귀한 자리에 세우신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부족함에 대해 연연하므로 직무에 대한 자신감 없음을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 일을 맡기셨으니 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게 지혜를 달라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기도로 무장하고 당당히 나서서 나에게 부여된 모든 권한을 가지고 그 권세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그 권한과 권세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겸양이 아니다. 나를 의롭다고 인정해 주시고 은혜를 베푸신 자의 그 은혜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행위이다. 내가 받은 제사장직에 대한 직무유기이며 왕의 왕이신 주님의 명령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다. 항명하는 것이다.
지위를 가진 자가 그 지위에 부여한 권한과 권세를 스스로 제한하여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만약 대통령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결과는 너무나 분명한 것이다. 부여된 그 일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 또한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으니까 사람들로부터 겸손하다고 칭송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롱당하게 된다. 한 번 생각해 보라 경찰관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유보하고 경찰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도둑이 경찰관을 존경하여 도둑질을 하려다가도 중지하겠는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면 그 모든 일의 결말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되는 것으로 끝난다. 아, 얼마나 낯을 들 수 없는 일인가!
성경의 인물 중 왕의 직분과 제사장의 직분을 잘 감당한 사람은 누구일까? 물론 예수 그리스도를 제외하고 말이다. 아마도 멜기세덱 왕이나 다윗 왕이 아닐까. 사실 멜기세덱 왕은 우리 주님을 예표 하는 사람이기에 여기서는 다윗 왕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자.
제사장으로서의 다윗 왕을 생각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하나님의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가져오는 일을 제일 우선시 하였던 그의 마음가짐이다. 너무 기쁜 나머지 합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불상사가 있었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상징하는 그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가져 왔을 때 그가 춤추었다는 기록을 보면 우리는 그가 무엇을 제일 중요시 하였던가를 잘 알 수 있다.
그 다음 떠오르는 것은 하나님의 법궤를 다윗의 장막에 모셔두고 찬양대를 구성하여 하루 종일 찬양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윗 왕의 위대한 점을 엿 볼 수 있다. 우선 다윗 왕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하나님을 하루 종일 노래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대로 모든 일이 되지는 않는다. 그 일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된다. 다윗 왕은 자신이 왕이라는 신분과 권한을 십분 활용하였다. 그는 하루 종일 찬양이 끊어 지지 않도록 여러 팀의 찬양대 조직을 명하였고 이를 유지하는데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다윗 왕이 이룬 불멸의 업적 중의 하나가 그가 만든 아름다운 노랫말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창세이후 하나님을 가장 아름답게 노래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가 부른 노래는 애석하게도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지은 노랫말은 불멸의 명작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위대한 왕이요 충실한 제사장이었던 다윗이 하나님의 제단위에 올린 찬양곡 중 가장 아름다운 찬양시가 시편 27편 4절이라고 글쓴이는 생각한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는 다윗 왕이 그러했던 것처럼 왕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 제사장의 기도들 드려야 한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소명과 사명이 다르기 때문에 그 노래와 그 기도가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 모든 노래와 기도에 우선하여 하나가 된 노래, 하나가 된 기도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그 때가 가까웠기 때문이다(계1:3).
예수 믿는 사람들은 그 믿음의 깊이에 따라 여러 부류가 있다. 자신이 예수 믿고 구원받은 것에만 만족하며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이 보다 좀 더 나은 사람들은 구원받은 후 하나님의 자녀라는 인식을 가지고 그 자녀에 합당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서 산다. 아마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두 부류에 속할 것이다.
한편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자녀에 합당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다보면 결국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원하여 제자 훈련을 받고 또 그 훈련 받은 것처럼 전도와 제자 양육에 힘쓰게 되는데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사는 사람들 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 중에서 소명을 받은 사람들은 은퇴하거나 혹은 기회가 되면 전문인선교사 교육을 받고 선교사로서 남은 삶을 헌신한다. 물론 일찍부터 소명을 깨달아 목사나 선교사로 헌신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구원받은 자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또 주의 제자로 살아온 그리스도인이 도달해야 할 마지막 단계가 바로 “왕 같은 제사장”(벧전 2:9)이다. 편의상 신앙의 성숙에 따라 단계적인 것으로 상승하는 것처럼 설명하였지만 사실은 사람들이 주를 처음 믿을 때 이 모든 것들이 약속된 것 들이다.
구원받은 자는 호적상 하나님의 자녀이며 주님의 제자이다. 아직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완전히 이루어 지지 않았기에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가는 삶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평범한, 때로는 오히려 자신들 보다 더 비천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주님의 그 낡고 남루한 옷 아래에는 흰 세마포 옷에 금띠를 두른 왕복과 제사장의복이 감추어져 있듯이 그리스도인들 역시 그러하다.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이라는 놀라운 신분을 가진 자들인 것이다.
한국 그리스도인이 가지고 있는 믿음의 취약점은 관념적인 믿음의 행태를 보이는 일면이 있다는 것이다. 관념적 믿음이란 사도 베드로가 선포한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라는 선포된 말씀을 내가 왕과 같은 제사장의 직분을 받은 것으로 믿지 않고 왕처럼, 제사장처럼 그렇게 높고 고귀한 사람이 되었다고 인식하는 믿음을 말한다.
베드로 사도는 우리를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선포함으로 우리가 어떤 신분의 사람인가를 확연하게 규정지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념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은 그 실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그런 고귀한 사람이 될 수 있나. 그저 그런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고 우리를 높여 주는 표현이겠지 한다. 이러한 겸양을 보이는 사람은 참 겸손한 사람이다 할 지 모르겠으나 사실 이러한 경우를 겸손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믿음이 없는 것이다.
예수 믿는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의 신분을 받았다. 주께서 우리에게 이러한 신분을 주신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일을 위해서이다. 그 하나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9)는 구절에 내포된 것처럼 그리스도의 덕을 선포하는 일이다. 또한 다른 하나는 ”그들이 땅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계5:10)는 구절에 있는 것처럼 이 땅을 다스리는 일이다.
왕 같은 제사장의 직분이 우리에게 주어진 실재인 것처럼 이 직분을 감당하기 위한 권세와 권한 역시 우리에게 주어진 것 또한 실재임을 믿고 이를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 주께서 언제 이러한 권세를 우리에게 주셨는가?
주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는 일은 사도들이 받은 아주 중요한 사명이었다. 그것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받은 우리 주님이 제자들에게 명령하신 일이었다(마 28:18-20). 모든 권세를 가지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한 명령이고 주의 제자인 우리들도 이어서 받은 명령인 것이다. 명령받은 우리들은 그 명령에 좇아 주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해야 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우리의 이 일에 시비를 걸 수는 없는 것이다. 주의 명령을 받은 우리들은 그 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모든 권한을 부여 받은 것이다.
이렇게 포괄적인 권한이 우리에게 주어져있다는 설명에 대해 수긍할 수 없는 사람들은 다음의 말씀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말씀은 각 개인들에게 주신 말씀이 아니라 교회에 주신 말씀이다.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마16:19)
“왕 같은 제사장”들인 우리들은 주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쓸 수 있는 권세와 권한을 하늘로부터 무한정 받았던 것이다.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는 또한 땅에서 왕 노릇하는 일을 부여받았다. 이것은 어떤 의미로는 정말 신나는 일이다. 우리가 이 땅을 다스리는 임무를 받았다는 것이다. 다스린다고 해서 이 땅의 왕이나 대통령이 하는 그런 임무를 부여 받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 앞에 ‘택한 족속’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룩한 나라’로 세워 주셨기 때문이다(벧전 2:9) 이를 쉽게 설명하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 위한 우선 조치로서 전초 기지를 만들기로 작정하고 초대 기지 사령관으로서 예수님을 보내셨다. 그 전초기지의 병력을 증강시키기 위하여 이 땅에 사는 수많은 족속 중에서 우리를 택하셨고 그 일원이 되게 하셨다. 그래서 이 땅에 세워진 그 전초기지는 바로 하나님께서 이 땅에 세운 하나님의 나라인 것이다. 우리는 그 나라의 군사이며 ‘거룩한 백성’이 된 것이다. 우리가 바로 그 ‘거룩한 나라’인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 천국이 우리 주님으로 말미암아 이 땅에 임하게 되었다. 주님이 승천하신 후 우리가 물려받아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이 하나님의 나라를 더욱 더 확장하는 일이다. 이 땅, 이 세상이 모두가 하나님의 나라가 되도록 하는 일이다. 온 누리가 은혜를 누리고 진리를 깨닫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공의가 하수처럼 온 지구에 편만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더 이상 하나님의 적대세력이 존재하지 않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마침내 온 우주에 하나님의 영광이 찬란하게 비치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이 일이 바로 하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왕 노릇은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 일은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 주어졌던 일이다. 즉 하나님의 잃어버린 자를 찾는 일,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을 찾는 일, 집을 나간 탕자가 돌아오기 까지 기다리는 일에 우리가 쓰임을 받는 일이다. 아직 우리에 들지 않은 양들을 위해 힘쓰고 애쓰는 일이다. 그 일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아직 하나님의 백성이 되지 못한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들은 왕으로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 과 함께 제사장으로서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과 함께 그 들을 용서하는 일을 부여받았다.
“그들을 향하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누구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요20:23)
제사를 통하여 지은 죄를 용서받도록 하는 것이 제사장이 했던 일이요 우리 주님이 하셨던 일이다. 바로 그 일을 우리로 하여금 이어받게 하셨던 것이다. 제사장과 주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우리가 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왕 같은 제사장”의 직분을 허용하신 것이다.
주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이 말씀을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가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 말씀의 후반부를 바르게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주의 말씀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우리가 누구의 죄를 그대로 두면 그 누구 죄가 그대로 있게 된다고 이해하게 된다. 정말 주님께서는 이러한 뜻으로 말씀하셨을까? 글쓴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의 진정한 의미는 너희가 누구의 죄를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의 죄를 그대로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용서를 하지 않을 죄는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정말로 주님의 말씀이 우리가 판단해서 죄를 그대로 두어도 된다고 하는 것이라면 우리들이 봐서 죄질이 무거운 죄, 흉악한 죄,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해서 안 되는 죄를 지은 사람의 죄를 그대로 두어도 된다는 것인가? 아무리 우리들이 “왕 같은 제사장” 직분을 받았다고 해서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인가,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 것인가?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정말로 우리가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하지 아니하고 혹은 용서해 주시기를 구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정말로 “왕 같은 제사장”이라는 직무와 그에 따른 권한을 받았는가? 하고 고민할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면 완수할 수 있을까 하고 몰두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생각보다도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적확하게 행사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이 어떠한 것인지 혹은 얼마나 크고 중요한 것인가를 모르기 때문에 행사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자리를 맡긴 임명자의 뜻을 잘 모르거나 혹은 사명에 대한 자각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우리가 받은 ‘왕 같은 제사장“의 직분을 행사함에서도 이를 주의해야 한다. 사실 나 자신을 살펴보면 도저히 구원받은 자 같지 않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합당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더더구나 예수의 제자로서의 삶은 영점에 가깝다. 이러한 나 임에도 불구하고 주께서 나에게 정말 황송하게도 왕복을 입히시고 제사장의복을 입히셨다. 그리고 일을 맡기시고 사명을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왕이 하는 일과 제사장이 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이러한 직분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주께서 나의 조그마한 믿음을 보시고 의롭다고 인정해 주시고 이렇게 귀한 자리에 세우신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부족함에 대해 연연하므로 직무에 대한 자신감 없음을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 일을 맡기셨으니 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게 지혜를 달라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기도로 무장하고 당당히 나서서 나에게 부여된 모든 권한을 가지고 그 권세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그 권한과 권세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겸양이 아니다. 나를 의롭다고 인정해 주시고 은혜를 베푸신 자의 그 은혜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행위이다. 내가 받은 제사장직에 대한 직무유기이며 왕의 왕이신 주님의 명령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다. 항명하는 것이다.
지위를 가진 자가 그 지위에 부여한 권한과 권세를 스스로 제한하여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만약 대통령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결과는 너무나 분명한 것이다. 부여된 그 일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 또한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으니까 사람들로부터 겸손하다고 칭송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롱당하게 된다. 한 번 생각해 보라 경찰관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유보하고 경찰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도둑이 경찰관을 존경하여 도둑질을 하려다가도 중지하겠는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면 그 모든 일의 결말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되는 것으로 끝난다. 아, 얼마나 낯을 들 수 없는 일인가!
성경의 인물 중 왕의 직분과 제사장의 직분을 잘 감당한 사람은 누구일까? 물론 예수 그리스도를 제외하고 말이다. 아마도 멜기세덱 왕이나 다윗 왕이 아닐까. 사실 멜기세덱 왕은 우리 주님을 예표 하는 사람이기에 여기서는 다윗 왕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자.
제사장으로서의 다윗 왕을 생각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하나님의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가져오는 일을 제일 우선시 하였던 그의 마음가짐이다. 너무 기쁜 나머지 합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불상사가 있었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상징하는 그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가져 왔을 때 그가 춤추었다는 기록을 보면 우리는 그가 무엇을 제일 중요시 하였던가를 잘 알 수 있다.
그 다음 떠오르는 것은 하나님의 법궤를 다윗의 장막에 모셔두고 찬양대를 구성하여 하루 종일 찬양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윗 왕의 위대한 점을 엿 볼 수 있다. 우선 다윗 왕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하나님을 하루 종일 노래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대로 모든 일이 되지는 않는다. 그 일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된다. 다윗 왕은 자신이 왕이라는 신분과 권한을 십분 활용하였다. 그는 하루 종일 찬양이 끊어 지지 않도록 여러 팀의 찬양대 조직을 명하였고 이를 유지하는데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다윗 왕이 이룬 불멸의 업적 중의 하나가 그가 만든 아름다운 노랫말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창세이후 하나님을 가장 아름답게 노래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가 부른 노래는 애석하게도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지은 노랫말은 불멸의 명작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위대한 왕이요 충실한 제사장이었던 다윗이 하나님의 제단위에 올린 찬양곡 중 가장 아름다운 찬양시가 시편 27편 4절이라고 글쓴이는 생각한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는 다윗 왕이 그러했던 것처럼 왕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 제사장의 기도들 드려야 한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소명과 사명이 다르기 때문에 그 노래와 그 기도가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 모든 노래와 기도에 우선하여 하나가 된 노래, 하나가 된 기도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그 때가 가까웠기 때문이다(계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