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머리에

이 책에 소개된 글의 대부분은 2010년 3월 26일 이후에 쓴 글이다. 그 날은 대한민국 해군 천안함(艦)이 폭침을 당한 날이다. 그 날 이후,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격침된 천안함의 선실에 생존해 있을 줄 모르는 승조원의 구원을 간구한 글쓴이의 기도의 글(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이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된 이후, 글쓴이에게 새로운 일이 생겼다. 당시에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것은 새로운 사명이었다. 하나님께서 가정과 직장과 교회에서 주어 진 일 외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던 사람에게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쏟도록 하셨다. 나라의 장래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게 하셨고 국가지도자와 북한 주민을 위해 기도하게 하셨다.

이 글의 대부분은 바로 그러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감히 말 하건데 ‘하나님께서 주신 글’을 받고 난 이후 글쓴이는 글쓰기에 흠뻑 빠졌다. 글쓴이에게 새로운 기도 제목이 생겼고 그 기도 제목을 가지고 기도하다가 글을 쓰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글쓴이의 글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글’을 받을 당시와 같은 감동을 받아 쓰인 것들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아파하는 마음을 부족한 자에게 알게 해 주셔서 그 공감하게 된 아픈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깊은 은혜를 체험한 것을 적은 간증문이 아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여 새롭게 드러난 진리를 함께 나누고자 쓴 믿음 혹은 영성의 글도 아니다. 굳이 분류하라면 기도를 주제로 하는 신앙수필이다. 기존 기도에 관한 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개인적인 기도 제목이 아니라 한국 교회가 공개적으로 받은 기도 제목을 다룬 것이다. ‘한국 교회가 공개적으로 받은 기도제목’이라는 이러한 도발적인 표현을 용서해 주길 바란다. 이런 도전적인 표현을 하는 이유는 글쓴이의 신앙적인 우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한국 교회가 이 기도제목을 이제는 공개적으로 열심히 해야 할 시기가 되었지 않느냐 하는 글쓴이의 주장을 강조하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주로 우리 공동체가 처한 아픔에 대한 기도의 소원을 다루었고 또 그 기도의 소원이 응답받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를 추론해 보았다. 2부에서는 글쓴이의 기도 성장 과정을 통하여 기도의 사람으로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추적해 보았다. 3부에서는 응답받지 못한 기도의 끝을 쫓아가다가 만나게 된 말씀에 대한 깨달음을 정리하였다. 4부에서는 이 글들을 쓰는 동안 만들어 졌으나 본문에 수록되지 못한 운문 형태의 기도의 글을 모아 보았다. 습작에 지나지 않는 운문이지만 그 기도글들이 표현하고자 한  것들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였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실었다.

기도하는 총체적 시간도 턱없이 적고 기도의 깊은 경험도 없는 사람이 겁 없이 기도에 관한 책을 이렇게 세상에 내어 놓게 되어 죄송할 따름이다. 부디 이 글로 인하여 한 사람이라도 마음이 움직여져서 기도의 제목과 내용이 바뀌어 진다면  글쓴이로서는 책임을 다한 셈이 될 것이다.

글쓴이에게 큰 격려와 함께 흔쾌히 추천의 글을 써 주신 이상규 교수님, 바쁜 사역 중에 틈을 내어 꼼꼼히 읽어주시고 추천을 해 주신 안용운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이렇게 아름다운 책을 만들어 주신 윤상문 목사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도 부족한 자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이런 글을 쓰게 하시고 이렇게 책으로 엮어낼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바이다.

글쓴이 김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