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몇 사람만이라도

-2012년 12월 24일 통일광장 기도회-

칼바람이
살을 베고 지나가도

터져 나오는
오열을
잠재우지 못 한다

동토에 이는 눈바람이
북녘을 휩쓸고 다닐지라도
결단코
이 곳 남쪽 광장에서 타오르는
기도의 불길을 손 댈 수 없다

이제는 모두가 아니더라도 좋다

깨어있는 몇  사람만이라도
손 붙잡고
기도하리라

잔혹한 땅에서 굶어 죽지 않도록
비정한 땅에서 유리하다가 맞아 죽지 않도록

눈물이 말라
더 이상 흘릴 눈물이 없어
더 슬프고

가슴이 텅 비어
더 이상 울 수 없다는 것이
더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