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춘복 시인님이 주신 표사입니다

멋에 겨워 읊는 글을 시(詩)라 했던가. 스스로의 흥에 말려들어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경우 우린 시적(詩的)이라 한다. 그 가운데 흥얼거리지 않아도 적확한 언어가 된다면 충격이라 하여 더러 부지런하게 붙들어 앉혀 제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바로 김덕규 시가 그렇고 그의 시작이 그런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그의 언어는 너무도 확실하다. 분명하게 우리의 가슴을 치는데 머리를 겨냥하는 과녁으로 와 닿는다. 명징한 음색을 띤 언어는 카리스마로 달라붙는다.
한 사람의 좋은 시인을 만나기란 힘이 든다. 그러니 그의 투철한 의식이나 사명감은 분명히 믿음을 안겨준다. 나도 그래서 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된다.                  - 성춘복(시인․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