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편지 14 -작가 반디의 안전을 기원하며-

여기
사람들 꿈적도 하지 않는다
하긴
삼백만인이 굶어 죽어도
눈물 한 방울 흘린 적이 없는데

그곳엔
오늘도 독버섯에 마비되어
천국으로 포장된 지옥의 삶을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고

언제
우리
이 거짓된 자유에서
참 해방을 누릴 수 있을까

제 손발가락 뭉그러져 떨어져 나가도
아픔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이 땅에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던져진
또 하나의 불씨여

북녘 어두움이 그 만큼 물러갔구나
새벽 또한 이제 멀지 않겠구나

그대 용기
반에 반이라도
내 가졌으면

그대 아픔
부디 우리 모두의 아픔 되었어라.


*반디는 현존하는 북한의 작가로 북한체제를 고발하는 단편 소설집 <고발>의 필명이다.
**자신의 생명을 걸고 철권 독재체제에 대해 펜으로 항거하는 그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며 그가 안전하기를 기원합니다. 필자는 반디 작가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고 단편소설집인 <고발> 작품을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마음을 이 짧은 글에 담아 북녘에 보내어 작가를 위로하고 격려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