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해외 의료봉사(2009년 여름): 캄보디아 파이린

2008년 4월에 다른 나라에 가서 일곱 번째 진료 봉사를 하였지만 그 곳에서 하였던 봉사에 관한 후일담은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여덟 번째 해외 의료 봉사의 후기를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지난 2006년 2월에 갔었던 캄보디아 파이린 지역에서 다시 의료봉사를 하게 되었다. 약 3년 만에 다시 찾은 파이린은 그 때에 비하여 상당히 활기가 있어 보였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휴대폰과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과 전에 우리가 묶었던 호텔이 폐업을 하고 문을 닫았다는 것 이었다.
우리들은 진료소를 전에 이용했던 그 병원에서 차리도록 허락을 받았다. 와서 보니 옛날에 있던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지어 아담한 병원이 서 있었다. 우리들은 그 새 건물에 비어 있는 공간을 이용하여 진료봉사를 하였다.
진료받기 위해 찾아 온 환자들은 전에 비하여 그 차림이 다소 나아진 듯하였다.
그 동안 우리를 초청했던 분은 한글학교를 세워서 캄보디아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었는데 한글학교가 이곳에서 아주 인기가 높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고 한글을 배우기에 이 곳 주민들은 서로 자신의 아이들을 한글학교에 입학시키려고 애를 쓴다는 것이다.
한글학교의 학생들은 약 백이십 명 정도 되었다. 이 한글학교를 통하여 상당히 많은 파이린의 청소년들이 우리말을 배웠는데 어떤 학생들은 아주 잘 우리말을 구사하고 있었다. 이들이 의료봉사 시에 훌륭한 통역자로서 우리를 도와 준 것은 물론이다.
과거 선진국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로부터 원조를 받았던 나라가 이제 다른 나라에 가서 한글학교를 세워서 우리말을 가르쳐 줄 정도로 국력이 신장된 것이다. 얼마나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짧은 기간 동안에 그 곳에 머물렀지만 내전의 상처와 그 후유증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이곳에서도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 진 것 같았다. 한 나라의 발전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마치 내 일이 잘 된 것처럼 기분이 좋다. 주위 환경이 많이 나아진 것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많은 치유가 있었으면 더 좋을 것이다.

이제 우리들이 이곳에 다시 와서 진료봉사할 일도 더 없을 것이다.
우리들은 또 다른 지역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들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그 곳은 분명 지금보다도 훨씬 오지일 것이다.

* 아홉 번째 해외 의료봉사 후기는 5번, 33번, 35-38번 글 <인도네시아 먼따와이 제도 기행 1, 2, 3, 4, 5, 6>로 대체한다.
* 열 번째 해외 의료봉사 후기는 21 번 글 <필리핀 의료봉사를 통해 만난 사람들> 로 대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