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해외의료봉사(2011년 겨울) 후기(4): 인도네시아 먼따와이제도
金德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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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8일(금) 아침 흐림.
어제 저녁의 진료는 정말 준비운동에 불과하였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진료가 시작되는 것이다. 약품과 구호품을 화물칸에 실으니 사람 탈 공간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다른 선택이 없었기에 우리 봉사단 일행은 트럭 화물칸 난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갈 수 밖에 없었다. 차가 흔들릴 때마다 몸이 이 쪽, 저쪽으로 쏠렸다. 다들 웃으면서 비명을 질렀지만 사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사고가 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우리를 태운 트럭은 다행히 안전하게 시까갑 마을 항구에 도착하였다.
선착장에는 UN이 구호를 위해 일정기간 빌린 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배는 어선이었는데 조타실 바깥 쪽 벽면에 UN 마크와 함께 구호 활동을 위해 빌린 배라고 인쇄된 천이 붙어 있었다. 쓰나미 난민을 위해 구호활동을 하는 사람이나 단체는 그 신분이 확인되면 무료로 그 배를 타거나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조직적인 활동을 하는 UN에게 경의를 표하며 고마움을 느꼈다.
배는 우리를 태우고 약 삼십분을 달린 다음 맞은 편 섬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짐을 내린 후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역시 UN에서 빌린 트럭이 우리를 태우러 왔다. 트럭은 보통 건설 현장에서 볼 수 있는 큰 트럭이었다. 우리는 기사가 건네주는 서류에 사인을 한 다음 짐을 실고 트럭 화물칸에 올라탔다. 다행히 화물칸은 좌우편에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긴 의자가 붙어 있었고 호로가 쳐 있어서 비가와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우리는 37Km Camp를 행하여 출발하였다.
쓰나민 난민 수용소의 이름은 따로 없다. 불리는 이름은 거점 도시에서 몇 km 떨어져 있다고 해서 떨어진 거리를 표시하여 00Km Camp라고 불렸다. 마침 37Km Camp 근처에 교회당이 있었다. 우리들은 교회당을 빌려 치료소로 사용하였다.
우리가 치료하는 동안 교회당 저쪽에서는 이 마을의 이장이 사람들을 모아 놓고 우리가 전달한 옷들과 우리가 가져간 구호품인 멸치 봉지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촌장은 큰 자루에 담은 옷을 한 개식 꺼내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참으로 인상적인 것은 사람들은 옷 하나라도 더 가져가려고 서로 다투지 않았다. 촌장이 자루에서 옷을 꺼내 보이면 그 옷을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사를 표시한 다음 촌장이 주면 가져갔다. 자신에게 배당 된 옷의 숫자가 차자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돌아갔다. 그들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마음의 여유 말이다.
오전 치료를 마치고 우리들은 32Km Camp로 이동하였다. 한 Camp에서만 집중하여 다 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들을 태운 차는 한 참이나 달렸다. 벌써 점심시간이 지난 터이라 배가 고파왔다. 캠프의 입구가 멀리 보이는 곳에 집이 두서너 채 건축 중이었다. 우리들은 주인의 허락을 얻어 건축 중인 집에 들어가서 가져온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벽은 일부만 세워져 있고 송판 바닥은 이미 완성되어 점심을 먹기에는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우리들은 각목과 판자 조각으로 어지러운 바닥을 대충 치우고 점심을 먹었다. 앞마당에는 바나나 나무를 비롯한 키 낮은 열대 식물들이 과수원에 심어 놓은 유실수처럼 보였다. 우리들은 마치 과수원 원두막에 올라가서 점심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커피한잔을 겨우 먹고 나서 바로 우리들은 32Km Camp 안으로 들어갔다. 수용소 안에 들어서니 상당수의 새로운 집들이 들어서 있어서 정말 갓 세운 town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들은 거의 다 지어가고 있는 주민들의 집에 임시 치료소를 세웠다. 난민들을 위한 주택으로 제공된 널빤지는 아주 두꺼운 A급 송판처럼 보였다.
순식간에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볼거리나 놀 거리가 없던 곳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치료를 해 준다고 하니 재미로 온 것이리라.
어른들은 자신들의 집을 짓느라고 바쁜지 주로 아이들과 여자들이 진료를 받으러 왔다. 쓰나미 당시 넘어지는 나무에 팔 과 한 쪽 눈을 다친 남자 어른이 치료받으러 왔다. 이미 팔과 눈의 상처는 급성기를 넘기고 후유증을 남긴 상태였기에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상지는 혹 수술을 받으면 수축된 팔의 기능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나 정상으로 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아이들은 대부분 코감기 증세 와 설사를 호소하였다. 다행히 약이 충분하였기에 감기약은 한 병씩 처방해 주었다. 호기심에 가득한 아이들의 눈을 쳐다보면 피로한 느낌은 이내 사라졌다.
들어오는 길은 밀림 속으로 난 길이었다. 군데군데 바나나 나무가 보였고 그 외에 보이는 모든 나무들은 키가 엄청 나게 크고 나뭇잎도 무성하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밀림 장면 그 자체였다. 어떤 나무들은 어른 몇 아름이나 되는 것도 있었다.
원래 인도네시아는 원목을 수출하는 나라였다. 최근 나무를 너무 많이 베어 벌목을 금지하였는데 이번 쓰나미 사태로 주택 수요가 급증하여 다시 한정된 지역에서 벌목을 허락하였다고 한다.
이재민에게는 그 가족의 수에 맞는 크기의 집을 지을 수 있는 송판과 각목 그리고 지붕 용도의 양철판이 제공된다고 한다. 재난 직후 집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에게는 UN마크가 선명하게 찍힌 tent가 가족 당 한 개가 지급되었다. tent에 직접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밖에서 보아도 견고하게 설치되어 있을 뿐 아니라 아주 튼튼해 보였다. 저런 tent라면 거의 집과 다름이 없겠다 싶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재해민들은 임시로 살고 있는 텐트 근처에서 자신들이 앞으로 살 집을 짓고 있었다. 정부에서 허가한 땅에 정부에서 제공한 나무로 자신의 노동력으로 자신과 가족이 앞으로 살 집을 짓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주 공정한 지원 방법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집을 열심히 짓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어떤 불평불만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저들이 우리 보다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어제 저녁의 진료는 정말 준비운동에 불과하였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진료가 시작되는 것이다. 약품과 구호품을 화물칸에 실으니 사람 탈 공간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다른 선택이 없었기에 우리 봉사단 일행은 트럭 화물칸 난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갈 수 밖에 없었다. 차가 흔들릴 때마다 몸이 이 쪽, 저쪽으로 쏠렸다. 다들 웃으면서 비명을 질렀지만 사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사고가 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우리를 태운 트럭은 다행히 안전하게 시까갑 마을 항구에 도착하였다.
선착장에는 UN이 구호를 위해 일정기간 빌린 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배는 어선이었는데 조타실 바깥 쪽 벽면에 UN 마크와 함께 구호 활동을 위해 빌린 배라고 인쇄된 천이 붙어 있었다. 쓰나미 난민을 위해 구호활동을 하는 사람이나 단체는 그 신분이 확인되면 무료로 그 배를 타거나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조직적인 활동을 하는 UN에게 경의를 표하며 고마움을 느꼈다.
배는 우리를 태우고 약 삼십분을 달린 다음 맞은 편 섬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짐을 내린 후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역시 UN에서 빌린 트럭이 우리를 태우러 왔다. 트럭은 보통 건설 현장에서 볼 수 있는 큰 트럭이었다. 우리는 기사가 건네주는 서류에 사인을 한 다음 짐을 실고 트럭 화물칸에 올라탔다. 다행히 화물칸은 좌우편에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긴 의자가 붙어 있었고 호로가 쳐 있어서 비가와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우리는 37Km Camp를 행하여 출발하였다.
쓰나민 난민 수용소의 이름은 따로 없다. 불리는 이름은 거점 도시에서 몇 km 떨어져 있다고 해서 떨어진 거리를 표시하여 00Km Camp라고 불렸다. 마침 37Km Camp 근처에 교회당이 있었다. 우리들은 교회당을 빌려 치료소로 사용하였다.
우리가 치료하는 동안 교회당 저쪽에서는 이 마을의 이장이 사람들을 모아 놓고 우리가 전달한 옷들과 우리가 가져간 구호품인 멸치 봉지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촌장은 큰 자루에 담은 옷을 한 개식 꺼내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참으로 인상적인 것은 사람들은 옷 하나라도 더 가져가려고 서로 다투지 않았다. 촌장이 자루에서 옷을 꺼내 보이면 그 옷을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사를 표시한 다음 촌장이 주면 가져갔다. 자신에게 배당 된 옷의 숫자가 차자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돌아갔다. 그들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마음의 여유 말이다.
오전 치료를 마치고 우리들은 32Km Camp로 이동하였다. 한 Camp에서만 집중하여 다 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들을 태운 차는 한 참이나 달렸다. 벌써 점심시간이 지난 터이라 배가 고파왔다. 캠프의 입구가 멀리 보이는 곳에 집이 두서너 채 건축 중이었다. 우리들은 주인의 허락을 얻어 건축 중인 집에 들어가서 가져온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벽은 일부만 세워져 있고 송판 바닥은 이미 완성되어 점심을 먹기에는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우리들은 각목과 판자 조각으로 어지러운 바닥을 대충 치우고 점심을 먹었다. 앞마당에는 바나나 나무를 비롯한 키 낮은 열대 식물들이 과수원에 심어 놓은 유실수처럼 보였다. 우리들은 마치 과수원 원두막에 올라가서 점심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커피한잔을 겨우 먹고 나서 바로 우리들은 32Km Camp 안으로 들어갔다. 수용소 안에 들어서니 상당수의 새로운 집들이 들어서 있어서 정말 갓 세운 town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들은 거의 다 지어가고 있는 주민들의 집에 임시 치료소를 세웠다. 난민들을 위한 주택으로 제공된 널빤지는 아주 두꺼운 A급 송판처럼 보였다.
순식간에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볼거리나 놀 거리가 없던 곳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치료를 해 준다고 하니 재미로 온 것이리라.
어른들은 자신들의 집을 짓느라고 바쁜지 주로 아이들과 여자들이 진료를 받으러 왔다. 쓰나미 당시 넘어지는 나무에 팔 과 한 쪽 눈을 다친 남자 어른이 치료받으러 왔다. 이미 팔과 눈의 상처는 급성기를 넘기고 후유증을 남긴 상태였기에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상지는 혹 수술을 받으면 수축된 팔의 기능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나 정상으로 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아이들은 대부분 코감기 증세 와 설사를 호소하였다. 다행히 약이 충분하였기에 감기약은 한 병씩 처방해 주었다. 호기심에 가득한 아이들의 눈을 쳐다보면 피로한 느낌은 이내 사라졌다.
들어오는 길은 밀림 속으로 난 길이었다. 군데군데 바나나 나무가 보였고 그 외에 보이는 모든 나무들은 키가 엄청 나게 크고 나뭇잎도 무성하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밀림 장면 그 자체였다. 어떤 나무들은 어른 몇 아름이나 되는 것도 있었다.
원래 인도네시아는 원목을 수출하는 나라였다. 최근 나무를 너무 많이 베어 벌목을 금지하였는데 이번 쓰나미 사태로 주택 수요가 급증하여 다시 한정된 지역에서 벌목을 허락하였다고 한다.
이재민에게는 그 가족의 수에 맞는 크기의 집을 지을 수 있는 송판과 각목 그리고 지붕 용도의 양철판이 제공된다고 한다. 재난 직후 집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에게는 UN마크가 선명하게 찍힌 tent가 가족 당 한 개가 지급되었다. tent에 직접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밖에서 보아도 견고하게 설치되어 있을 뿐 아니라 아주 튼튼해 보였다. 저런 tent라면 거의 집과 다름이 없겠다 싶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재해민들은 임시로 살고 있는 텐트 근처에서 자신들이 앞으로 살 집을 짓고 있었다. 정부에서 허가한 땅에 정부에서 제공한 나무로 자신의 노동력으로 자신과 가족이 앞으로 살 집을 짓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주 공정한 지원 방법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집을 열심히 짓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어떤 불평불만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저들이 우리 보다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