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해외 의료봉사 (2002년)후기: 몽골 울란바토르
金德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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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와 매우 친한 친구 이야기로 시작해야 겠다. 그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사로 개업을 하고 있는데 대학교에 봉직을 하고 있는 글쓴이도 하기 어려운 해외 의료 봉사를 몽골에서 수년 간 해 오고 있었다. 자신의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평소 같은 뜻을 가진 의사들과 함께 휴가대신에 의료가 낙후된 몽골 농촌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해 왔던 것이다.
그는 이미 수년 동안 그 일을 해 오고 있었기에 의료봉사에는 베테랑처럼 보였고 그 봉사단의 단장으로 아주 열심히 정말 헌신적으로 그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명색이 친한 친구인데 그 친구가 요청을 하지 않더라고 자원해서라도 한 번 가봐야 할 것이 아닌가?
필리핀의 의료봉사를 한 번 한 그 경험을 믿고 용감하게 친구에게 자원을 약속하였다. 그래서 가게 된 글쓴이의 두 번째 해외 봉사 지가 몽골이었다.
몽골의 수도(首都)인 울란바토르는 밀집된 집들로 인하여 몹시 답답한 느낌이 들었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니 광활한 평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왠지 고향에 왔다는 느낌이 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글쓴이의 조상 중에 혹 몽골 인이 있었던 것일까?
초원에 풀들은 이미 누렇게 변했고 하늘은 정말 한없이 맑고 푸르렀고 높았다. 우리나라 가을 하늘 만큼 아니 그 보다 더 높고 맑은 하늘이 여기에도 있었던 것이다.
진료실에 몰려든 아이들의 얼굴 모습은 우리나라의 지난 50-60년대 아이들이 찍힌 흑백사진에서 보았던 얼굴과도 너무나 흡사하여서 놀랐다. 또한 몽골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얼굴, 서구인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그 들 속에 섞여 있어서 더욱 놀랐다. 저들이 어렸을 때 보았던 영화 “대장 부리바"의 그 코사크 인의 후손들인가?
아무튼 우리 봉사 대원들은 의료봉사를 위해 빌린 초등학교 교실에서 열심히 진료를 하였다. 친구는 그 동안의 경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특수한 의자에 환자를 앉혀놓고 열심히 귀와 코를 봐 주고 있었다. 그 의자는 환자진료용 의자로서 이동이 용이하고 쓰기 간편하도록 제작된 친구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이비인후과 진료에 필수 장비라고 할 수 있는 휴대용 진공흡입기가 그 옆에 있었다. 진공흡인기는 바퀴가 달린 알루미늄 가방 안쪽 내장되어 있었다. 바퀴가 달려 있었지만 상당히 무거워서 함께 갔던 친구의 부인과 친구가 그 것을 옮길 때마다 여간 힘들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나중에 그 것들을 옮기느라고 허리가 아파서 친구 부부가 다 고생하였다는 후일담을 듣고서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난다. 아뭏든 이러한 봉사 전용 이비인후과 진료 세트를 통하여 친구의 진료 봉사에 대한 열정과 열심을 읽을 수 있었다.
진료받으로 온 어른들 중 특히 여자들은 마치 유행하는 패션인양 머리에 선글라스를 걸치고 있다. 나중에 웬 선글라스를 걸친 사람이 그렇게 많은가 하고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건조하고 맑은 기후 탓에 일광량이 많아 눈이 부시고 백내장이 많이 생기기에 이를 예방하려고 선글라스 사용이 생활화되어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비록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패션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머리에 걸친 선글라스, 정말 멋져 보였다.
몽골인들은 시력이 좋기로 유명하다. 진료를 받으러 온 아이들 중에 안경을 쓴 아이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시력을 직접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대게 평균 시력이 2.9 정도된다고 한다. 아주 좋은 사람은 7.9까지도 나온다고 한다. 어떻게 시력을 재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들의 시력이 좋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저 멀리 평원에서 말을 타고 진력을 다하여 달려오는 자가 적군인지 아군인지 구별해야 되는 것이다. 물론 저 멀리 있는 말이나 소가 자신의 것인지 이웃의 것인지 구별해야 하는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들에게 아주 좋은 시력은 생존과 삶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생존전략중의 하나였다.
진료 봉사 일정를 마치고 나니 반나절동안이란 여유가 있었다. 모든 대원들은 울란바토르의 명승지로도 이름이 나 있는 유명한 사찰(강당텍칭렝 사원)을 가보기로 했다. 사찰은 내국인들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으나 외국인들은 입장료를 내게 되어 있었다. 그 때 나는 무슨 심정이 있어서 그렇게 했나 모르겠는데 아무튼 일행과 멀찌감치 떨어져서 혼자 입장료를 내지 않고 들어가기를 시도한 모험아닌 실험을 시도한 것이다.
결과는? 물론 입장료를 사서 들어오라는 제지를 받지 않고 유유히 입장할 수 있었다. 내가 평소의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해 볼 수 없는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때 내 별명이 넓적이(?)였다는 것이 단초가 되었는지 모른다. 몽골인 들은 대체로 얼굴이 넓고 눈이 작다. 나의 얼굴 생김새가 그들의 표현형과 아주 흡사하다는 것을 내가 확신하였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우리 중 대부분이 어릴 때 엉덩이 부분에 생기는 그 몽골반점이란 푸른 반점을 나 역시 가졌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아주 객관성이 결여된 실험이었지만 이 실험이 성공한 것으로 보아 내 속에는 어딘가 조금이나마 몽골인의 DNA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설을 더욱 확대해 본다면 결국 내 속에는 몽골인 뿐 아니라 다른 인종의 DNA가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으리라. 이러한 가설을 제시해 보는 것은 나의 선조를 욕되게하거나 조상이 난잡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결국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궁극적으로 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데 그 사람이 나의 시조이자 인류의 조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만약 이러한 가설이 맞는다면 온 인류는 결국 한 형제자매인 것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타국민 혹은 타민족을 돕는 다는 것과 어려운 내 국민과 내 민족을 돕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같은 일이라는 것인데 당시는 그러한 깨달음이 없었는 것 같다.
그는 이미 수년 동안 그 일을 해 오고 있었기에 의료봉사에는 베테랑처럼 보였고 그 봉사단의 단장으로 아주 열심히 정말 헌신적으로 그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명색이 친한 친구인데 그 친구가 요청을 하지 않더라고 자원해서라도 한 번 가봐야 할 것이 아닌가?
필리핀의 의료봉사를 한 번 한 그 경험을 믿고 용감하게 친구에게 자원을 약속하였다. 그래서 가게 된 글쓴이의 두 번째 해외 봉사 지가 몽골이었다.
몽골의 수도(首都)인 울란바토르는 밀집된 집들로 인하여 몹시 답답한 느낌이 들었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니 광활한 평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왠지 고향에 왔다는 느낌이 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글쓴이의 조상 중에 혹 몽골 인이 있었던 것일까?
초원에 풀들은 이미 누렇게 변했고 하늘은 정말 한없이 맑고 푸르렀고 높았다. 우리나라 가을 하늘 만큼 아니 그 보다 더 높고 맑은 하늘이 여기에도 있었던 것이다.
진료실에 몰려든 아이들의 얼굴 모습은 우리나라의 지난 50-60년대 아이들이 찍힌 흑백사진에서 보았던 얼굴과도 너무나 흡사하여서 놀랐다. 또한 몽골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얼굴, 서구인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그 들 속에 섞여 있어서 더욱 놀랐다. 저들이 어렸을 때 보았던 영화 “대장 부리바"의 그 코사크 인의 후손들인가?
아무튼 우리 봉사 대원들은 의료봉사를 위해 빌린 초등학교 교실에서 열심히 진료를 하였다. 친구는 그 동안의 경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특수한 의자에 환자를 앉혀놓고 열심히 귀와 코를 봐 주고 있었다. 그 의자는 환자진료용 의자로서 이동이 용이하고 쓰기 간편하도록 제작된 친구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이비인후과 진료에 필수 장비라고 할 수 있는 휴대용 진공흡입기가 그 옆에 있었다. 진공흡인기는 바퀴가 달린 알루미늄 가방 안쪽 내장되어 있었다. 바퀴가 달려 있었지만 상당히 무거워서 함께 갔던 친구의 부인과 친구가 그 것을 옮길 때마다 여간 힘들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나중에 그 것들을 옮기느라고 허리가 아파서 친구 부부가 다 고생하였다는 후일담을 듣고서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난다. 아뭏든 이러한 봉사 전용 이비인후과 진료 세트를 통하여 친구의 진료 봉사에 대한 열정과 열심을 읽을 수 있었다.
진료받으로 온 어른들 중 특히 여자들은 마치 유행하는 패션인양 머리에 선글라스를 걸치고 있다. 나중에 웬 선글라스를 걸친 사람이 그렇게 많은가 하고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건조하고 맑은 기후 탓에 일광량이 많아 눈이 부시고 백내장이 많이 생기기에 이를 예방하려고 선글라스 사용이 생활화되어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비록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패션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머리에 걸친 선글라스, 정말 멋져 보였다.
몽골인들은 시력이 좋기로 유명하다. 진료를 받으러 온 아이들 중에 안경을 쓴 아이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시력을 직접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대게 평균 시력이 2.9 정도된다고 한다. 아주 좋은 사람은 7.9까지도 나온다고 한다. 어떻게 시력을 재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들의 시력이 좋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저 멀리 평원에서 말을 타고 진력을 다하여 달려오는 자가 적군인지 아군인지 구별해야 되는 것이다. 물론 저 멀리 있는 말이나 소가 자신의 것인지 이웃의 것인지 구별해야 하는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들에게 아주 좋은 시력은 생존과 삶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생존전략중의 하나였다.
진료 봉사 일정를 마치고 나니 반나절동안이란 여유가 있었다. 모든 대원들은 울란바토르의 명승지로도 이름이 나 있는 유명한 사찰(강당텍칭렝 사원)을 가보기로 했다. 사찰은 내국인들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으나 외국인들은 입장료를 내게 되어 있었다. 그 때 나는 무슨 심정이 있어서 그렇게 했나 모르겠는데 아무튼 일행과 멀찌감치 떨어져서 혼자 입장료를 내지 않고 들어가기를 시도한 모험아닌 실험을 시도한 것이다.
결과는? 물론 입장료를 사서 들어오라는 제지를 받지 않고 유유히 입장할 수 있었다. 내가 평소의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해 볼 수 없는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때 내 별명이 넓적이(?)였다는 것이 단초가 되었는지 모른다. 몽골인 들은 대체로 얼굴이 넓고 눈이 작다. 나의 얼굴 생김새가 그들의 표현형과 아주 흡사하다는 것을 내가 확신하였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우리 중 대부분이 어릴 때 엉덩이 부분에 생기는 그 몽골반점이란 푸른 반점을 나 역시 가졌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아주 객관성이 결여된 실험이었지만 이 실험이 성공한 것으로 보아 내 속에는 어딘가 조금이나마 몽골인의 DNA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설을 더욱 확대해 본다면 결국 내 속에는 몽골인 뿐 아니라 다른 인종의 DNA가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으리라. 이러한 가설을 제시해 보는 것은 나의 선조를 욕되게하거나 조상이 난잡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결국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궁극적으로 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데 그 사람이 나의 시조이자 인류의 조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만약 이러한 가설이 맞는다면 온 인류는 결국 한 형제자매인 것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타국민 혹은 타민족을 돕는 다는 것과 어려운 내 국민과 내 민족을 돕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같은 일이라는 것인데 당시는 그러한 깨달음이 없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