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外島) 기도 처소로 가는 길가 절벽에서 바라 본 남쪽 바다

외도(外島)

구조라(舊助羅)에서 배를 타고
해금강(海金剛)을 둘러 가면
섬 밖의 섬에 다다르게 된다.

해풍이 몰아치는 이곳에 비하면
뭍은 차라리 온실같이 안온하였으리라.

평온했던 그 모든 것들과 결별하고
뿌리째 쑥 뽑혀 이 낙도에 옮겨 심겼구나.

고향 흙 하나 발라오지 못하였기에
슬픔 잘 날 없어 보였는데

혹 고향가는 뱃길이
끊겼다는 소문이 들릴 터면
그제야 체념하려나.

그보다는
차라리 이곳이
축복의 땅이 되기를 비는 마음
더욱 간절해진다.

네 안심하고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네 무럭무럭 자라
모든 이들이 그늘 밑에서 숨 쉴 수 있도록,

남빛 바다 향한 절벽 끝에
우뚝 솟은 처소는
이 모든 소원을 빌기에
너무나 적합한 기도의 제단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