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脫北者)란 호칭, 구별해서 사용하자

북한 국경을 넘어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 간 사람들을 우리들은 흔히 탈북자라고 부른다. 먹을 것이 없어 배고파서 북한 국경을 넘었거나 자유를 찾아 월경하였다면 이들은 모두 탈북자라기보다는 탈북난민(難民)이라고 불려야 할 것이다. 난민의 지위는 비록 이들이 자신의 조국을 떠났지만 소중한 인권을 가진 인격체로서 그에 합당한 대우와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탈북난민들 중에서 한국에 와서 정착한 분들을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
대한민국 헌법으로 보면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이다. 다만 현재 북한지역은 헌법상 우리의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권력에 의하여 지배당하고 있기에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고 그 의무를 준수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래서 탈북난민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회복하기를 원하고 그 의무를 준수한다고 양심선언을 하였다면 이들을 탈북난민 혹은 탈북자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굳이 이들을 구분하여 부를 필요가 있다면 탈북국민, 이를 줄여서 탈북민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필리핀, 태국, 혹은 러시아 국적을 가졌던 여성이 한국으로 시집와서 한국국적을 취득한 경우 혹 이들을 구별하여 부를 필요가 생겼다면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
필리핀한국인, 태국한국인, 러시아한국인이라고 불러야 할까?

중국에서 태어나서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던 소위 조선족이 대한민국으로 귀화하여 국적을 취득한 경우는 어떻게 부른 것이 좋을까?  중국여성이 시집온 경우 중국한국인이라고 한다면 이와 구분하여 조선족인 경우 조선족한국인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화 추세에 따라 한국에서도 이미 상당히 세계화가 진행되었다. 한국도 이미 다문화국가가 되었다. 한국에 귀화하여 이미 한국인이 된 분들도 이제 한국인이다.  굳이 그들의 출신 나라를 구별하여 부를 필요가 없는 그러한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와야 할 것이다.

그런 날이 올 때 까지 한국에 정착하여 한국인으로 살고 있는 약 26,000명의 탈북 동포들을 탈북자라고 부르는 잘못을 지금부터 바로 고치도록 하자. 우리가 탈북민들을 탈북자로 계속 부르는 것에 아무런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 탈북자란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가 진정으로 그들을 환영하지도 존중하지도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