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德圭가 드리는 아침 소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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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2-23 04:31
대나무에 쌓인 눈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1,630
대나무들은 여전히 서 있었다.
저렇게 수북이 쌓인 눈의 무게를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어제의 나의 생각은 한낮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듯이.
그 많은 눈 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만약 내가 밤새도록 지켜보았다면
바람이 눈을 실어 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을까?
만약 내가 새벽 동이 틀 때 까지 창을 열어 놓았으면
대 가지 휘청하며 눈을 내려놓은 그 인고(忍苦)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맑게 갠 아침 햇살 사이로
대나무들이 시침 떼고 서 있었다.
* 2011년 2월 14일 부산에 큰 눈 온 다음날 진료실 밖에 서 있는 대나무를 보며 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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