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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6-06 13:13
오늘의 좋은 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시인의 <해후>
 글쓴이 : 金德圭
조회 : 1,920  
길들은 흰 눈 아래로 숨고
지붕에 쌓인 눈이 두텁게 되었을 때
집을 나서려는 내 눈에 현관문 앞에 서 있는
그대가 보입니다.

모자도, 덧신도 없이
가을 외투를 걸친 그대 홀로
억누를 수 없이 상기된 표정을 한 채
녹고 있는 눈을  입에 머금고 있습니다.

나무와 울타리들은
저녁 어두움 속으로 아득히 사라지고,
내리는 눈 가운데 홀로 
그 곳에 서 있습니다.

눈이 녹아 스카프에서
소매 속으로 흘러내리고,
영롱한 이슬방울이
머리카락 위에 맺혀 반짝입니다.

한 가래로 땋은 밝은 머리카락 때문에
당신의 모습, 그 얼굴, 그 스카프
심지어 당신의 그 초라한 외투조차도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눈은 속눈썹 위에 촉촉이 배어 있고,
그대의 눈 속에 어리는 우수,
그대의 모습은 한 부분이 바로 전체인 그 하나로
나에게 비칩니다.

쇠 끌에 가장 어두운 색을 찍어
내 가슴에
그 대의 모습을 그려놓고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도록 각인해 두었습니다.

이 세상이 아무리 잔혹한 곳이더라도
이 가슴은 그대의 그 유순한 자취를 영원히 보존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밤새도록 눈이 오는 이 밤을
나누어 함께 공유하려합니다.
비록 우리들 사이에  선을 긋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 일지라도 말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세월이 다 흐른 후에
우리는 세상에 없고
오직 공허한 말들만이 떠들고 있을 때
우리는 어디서 온 누구란 말입니까?

*시의 번역및 출처: 
아래에 제시된 캐나다의 러시아 문학가인  Christopher Barnes 가 영어로 번역한 시<Trysting>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http://www.utoronto.ca/tsq/10/barnes10.shtml ).

또한  원시를 우리말로 번역한 박형규 역자의 번역시 <해후>도 참고하여 반영하였습니다( 보리스 빠스쩨르나끄, 닥터 지바고, 박형규역, 열린책들, 세계문학판, 2013)
                 

"Trysting"


When roads are covered white
And roofs weighed down with snow.
I'll find you by the doorway
As I leave for my stroll.

Alone, no hat or overshoes,
You're in your autumn coat,
And stifling excitement,
You munch some melting snow.

As trees and wooden fences
Fade into the gloom,
Alone amid the snowfall
You stand there at the turn.

From your headscarf water
Drips into your sleeves,
And in your hair a dew
Of water droplets gleams.

And illumined by the light
Of one fair lock of hair -
Your figure, face, and kerchief,
And the coat you wear.

Snow moistens your lashes,
There's anguish in your eyes,
And your whole image is
As one - all of a piece.

And with an iron chisel
Dipped in darkest stain,
Upon my heart indelibly
You're printed and engraved.

This heart preserves forever
The meekness of your traits,
So that it's no matter
The world's a cruel place.

And this entire snowy night
We thus divide and share -
To trace a line between us
Is beyond my power.

Yet who are we, whence sprung,
Since out of all these years
Just empty talk remains
When we are gone from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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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글의 Copyright는 金德圭에 속합니다.